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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칼럼] ‘블루오션’보다 ‘퍼플오션’의 경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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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9. 02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대표    

현대의 모든 비즈니스는 치열한 경쟁 일변도에서 윈-윈 전략의 틀 속에 경쟁과 협력의 장점을 결합시키는 이른바 ‘코피티션(coopetition)’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이 경쟁으로부터 자유스럽기 위해 새로운 영역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그것이 말하자면 경영학계의 키워드가 되었던 블루오션 전략이었다. 

 

블루오션은 아직 개척이 되지 않은 잠재적인 시장 공간으로 새로운 수요 창출과 고수익 성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정의됐다. 이미 존재하는 시장에서 무한경쟁의 처절한 싸움을 벌였던 이른바 레드오션과 대비되는 개념이었다. 

 

블루오션은 어느 경우에는 기존 산업의 경계선 밖에서 새롭게 창출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레드오션으로부터 기존 산업을 확장하여 이루어진다. 이 전략은 날로 경쟁이 첨예화되어 가고 있고, 공급 과잉과 같은 요소들이 비즈니스를 갈수록 더욱 어렵게 함으로써 필요해졌다.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 전래적인 고정관념의 도식에서 벗어나야 성공을 할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다.

 

문화예술상품 시장도 레드오션화

 

결국 블루오션은 모방이 가능한 기술과 디자인보다 모방이 가능하지 않은 영역에 적용된다.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통해 진정한 차별화를 모색함으로써 경쟁 상황을 헤쳐 나가는 지혜다.

 

기본적으로 문화예술상품은 기술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일반상품과 다르다. 창의성을 갖는 인적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그 독특성으로 인해 이미 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 있다. 하지만 시장의 형태는 오히려 한정된 관객층을 두고 철저하게 경쟁하며 싸움을 벌어야 하는 레드오션과 다름없다.

 

즉 날로 늘어나는 문화예술기획사와 다양한 장르의 작품 공급 과잉, 그리고 대중화된 오락물들의 범람으로 인한 관객 취향의 변화 등은 문화예술기획도 어떻게 보면 레드오션의 범주에 속하게 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시장의 개념을 꼭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으로 이분화 시킬 필요는 없다. 엄밀하게 말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 척결

 

어떻게 보면 기존의 공연예술상품을 기본으로 새로운 발상과 생각의 전환, 곧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차별화된 시장을 개척하는 이른바 ‘퍼플오션(purple ocean)’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 할 수 있다.

 

이 퍼플오션 개념은 홍콩의 컨설턴트인 조 렁 박사에 의해 창안되었다. 종전의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의 양극 개념으로만 봤던 시장을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적인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의 성공은 퍼플오션 전략을 구현해낸 결과였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벤치마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혀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보다 기존의 상품에다 새로운 착상을 부가하여 고객이 찾는 상품을 개발하라고 독려했다.

 

그는 GE에 만연해 있던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의 척결을 외쳤다. 자기 기업의 우물에만 틀어박혀 있지 말고 다른 기업의 좋은 것을 찾아내어 여기에다 색다른 아이디어를 덧붙여 독특한 제품으로 생산해내는 퍼플오션의 창의적 전략을 내세웠던 것이다.

 

벤치마킹을 적극 활용해야 성공 유리

 

그뿐만이 아니다. 소비재 시장에서 세계 최강인 P&G사도 퍼플오션 마인드의 벤치마킹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조직 밖의 네트워크를 통해 좀 더 차별화 된 상품을 생산하거나 훌륭한 아이디어를 얻어내게 하는 ‘PFE(Proudly Found Elsewhere) 마인드세트’를 구성원들에게 주입시켰던 것이 주효했다.

 

어쨌든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는 상황에서도 문화예술기획이 던져주는 매력으로 인해 신세대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기획사들이 명멸하면서도 문화예술계는 유기체적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나라에서는 명실상부하게 순수 문화예술기획사가 아직 성공한 기업으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갈수록 여러 측면에서 경쟁구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문화예술공간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상품 시장은 생활수준의 격상과 변화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토대로 스스로 정비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성숙되어 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KECI | 2016.01.31 16:21 | 조회 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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