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공지사항

[탁계석 칼럼] 돈, 경영에 한국오케스트라 魂(혼)을 잃어 버렸다

MASTER

view : 302

▲ 탁계석(음악평론가)

2014. 12. 18

 

돈 , 걱정 없이 음악에만 전념하고 싶어
 
16일 오후 2시. 대전예술의전당에서 ‘한국교향악단 미래를 논하다’. 대전시립교향악단 30주년 기념포럼을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갑작스런 寒波(한파)에다 눈이와 살얼음판 길이 오늘의 교향악단처럼 느껴졌다.
 
한 단원은  “월급 많이 받으며 딴생각 안 하고 연주만 하고 싶다.”고 했고 전장엽 단원협의회장은  창단 멤버로 30년을 지나면서 느끼는 것은  “10년 전에도 이야기되었고, 20년 전에도 논의된 한국 교향악단의 발전을 위한 방향이 왜 오늘날에도 똑같이 논의되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55세로 된 정년을 딴 교향악단처럼 58세로 늘리고, 우리도 서구처럼 백발이 성성한 단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승찬 한예종교수는 “역사적으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타이타닉호가 침몰 할 때까지 음악가의 사명감을 잃지 않았던 악사일 것이라며 오케스트라가 사는 방법은 월급을 주는 시민 고객을 감동을 끌어안는 길 밖에 없다고 했다. 돈, 경영을 넘어 예술혼이 살아나야 한다고 했고 무대에서의 여러 감동의 일화들을 소개하였다.

예술이 정치로부터 독립되어야
 
필자는 한국오케스트라가 불안정한 氣流(기류)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행정 전문화가 이뤄져야 하고 전국 오케스트라가 정보를 공유해 같은 시행착오를 하지 않아야 하며 오디션 ,지휘자 선임 같은 항상 문제가 되는 사항들이 단원 자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고 정치권으로 부터의 독립이 선결과제라 하였다.
 
원주에서 온 한 참석자는 노조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고, 또 다른 참석자는 재정, 운영 등의 악화로 부실운영, 무늬만의 교향악단은 도시 이미지 손상과 클래식에 대한 반감이 크므로 열정으로 생존하려는 민간단체에 나눠주어 한다면 이제는 공공이 아니어도 음악자원이 충분한 만큼, 이것이 오히려 한국형 예술단체 속성에 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
 
“名品(명품) 오케스트라를 수입해 최고의 것을 들려주면서 공공에만 모두 투자하지 말고  민간악단의 자생력을 높여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현재의 공공시스템에 스스로 대안을 모색하게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라고  모 교향악단 지휘자는 말한다.
 
엊그제 수도권의 S 시향 비올라 주자하나 뽑는데 130: 1의 경쟁력을 보였고 세계적인 콩쿠르 우승자가 KBS 교향악단에 문을 두드리는 것을 보고 정말 출중한 실력의 단원들은 밖에서 凍死(동사)하고 안에서는 공무원과 대치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묶어 두며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현상에 국민들이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는 입장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분산 투자로 민간과 경쟁 시스템 도입해야
 
설상가상 재정 악화에 몰린 일부 지방에서는 단원 결원을 보충하지 않는 방식으로 枯死(고사) 작전(?)을 유도하고 있어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따라서 우선은 서울시향을 비롯해 전국의 오케스트라 상황을 실시간 정보 공유를 하면서 오케스트라 관계자나 시민향유자가 관심을 갖고 어떤 형태가 한국형 모델 맞을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를 위해 필자는 한국오케스트라 연구소(가칭)를 만들어 보다 많은 전문가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을 고심 중에 있다.
 
해외에서 갓 돌아 온 정말 실력있는 음악가들에게는 기득권 오케스트라의 문이 닫혀있을뿐만아니라 제 기능을 못한다면 부실대학. 부실기업 워크아웃제도를 도입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에도 일리가 있다.
 
서울시향 사태 일파만파 위기 불러선 안돼
 
어느 신문이 서울시향 사태가 一波萬波(일파만파), 지방 악단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勞心焦思(노심초사)라는 기사를  접하면서 몇 해 전 진주시립합창단, 지난달 포천시립합창단의 해산 통보가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님이 느껴져 왔다.
 
날씨는 춥고 마음마저 황량하다. 내 집 앞 눈 도 쓸지 않는 세태에 과연 누가 남의 집 앞을 쓸어 줄 것인가. 홍교수는 ‘음악가의 힘으로 안되는 것은 전문가를 찾아서라도 협상력을 높이고 설득하는 기술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희망은 주최 측인 대전시향이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운영을 해서 길을 밝혀주는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KECI | 2016.01.31 16:14 | 조회 5228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