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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칼럼] 쌍방 탐욕 버려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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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0

 

 ▲이해익 (칼럼리스트)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영·호남이 갈려 왔다. 입장차만큼이나 서로 말이 안 통한다. 자원배분 수혜에 대한 주도권 다툼이란 탐욕 때문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2008년 말 오바마가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는 금융위기란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현직대통령 부시와 회동했다. 하지만 그들은 흔쾌히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공적자금 즉시 투입을 오바마는 촉구했다. 그러나 부시는 호응치 않았다. 경제철학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신자유주의가 새로 집권하고 공교롭게도 미국에서는 정부의 역학을 중시하는 ‘중도자본주의’가 등장했다. 지난 8년간 한·미간의 대화는 어려움을 겪었다. 경제관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기독교 구약에는 바벨탑의 이야기가 있다. 바벨은 ‘혼돈’이란 뜻이다. 혼돈 때문에 대화가 안 된다는 교훈이 들어있다. 대 홍수 후 바벨에는 노아의 후손들이 살았다. 그들은 한 가지 말을 쓰고 있어 대화가 잘 통했다. 그래서 번창했다. 더구나 돌 대신 벽돌을, 흙 대신 역청을 쓸 줄 알게 됐다.
 
오만 때문에 서로 대화 안돼

그들은 합의했다. “어서 도시를 근사하게 세우고 그 가운데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탑을 쌓아 우리 이름을 사방에 떨치게 하자.”

그들의 오만에 여호와가 노했다. 그래서 그들은 각자 방언을 쓰게 됐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게 됐다. 혼돈이었다. 바벨탑은 허사가 됐다. 미국의 새대통령 오바마의 등장에 대해 새로운 기대와 함께 의견이 분분했다. 특히 오바마노믹스에 대해 관심이 깊었다. 그야말로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경제위기’가 닥쳤기 때문이었다.
 
대선직후 CNN 출구조사에서 유권자 10명 가운데 6명은 ‘경제’ 때문에 오바마를 찍었다는 언론보도였다. 이들은 정부개입을 주창한 오바마에게서 대공항 극복의 주역인 루즈벨트를 연상했다. 세계인들도 오바마에 열광했다. 시장의 난동을 방치한 신자유주의에 따른 시장 실패로 생긴 공포 때문이었다. ‘검은 루즈벨트’ 오바마경제의 실체는 ‘중도자본주의’라고 했다. 복지천국 사회민주주의와 금융천국 신자유주의 가운데에 선 중도이며 자유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되 정부역할을 중시하는 중도다.
 
양적완화 종료에 대비해야
 
오바마노믹스는 또 기업 활성화보다 중산·서민층 육성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다. 고소득자 증세와 중산·서민층 감세가 중심이 된 세제개편은 오바마 재정정책의 핵심이다. 오바마는 유세당시 “근로자 95%의 세금을 깍아 주겠다”는 공약으로 법인세 감면을 강조한 매케인 후보와 차별화 했다. 오바마는 서민층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무한 개방과 자유무역에도 반대했다. 세계경제 흐름이던 자유무역협정(FTA)에 급제동을 걸었다.
 
공산주의가 붕괴된 후 미·소 경쟁은 사라졌다. 그 후 미사일과 인공위성이란 전쟁노름의 주역인 나사(NASA)의 수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대거 월가에 흘러 들어갔다. 그래서 금융업 자체가 ‘위기의 사업’인데다 파생상품이란 이른바 선진금융의 산물은 감독이 지극히 어렵다는 전문가들이 상당수다. 말하자면 21세기에는 정부 주도의 시장경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요즘 양적완화 종료의 신호를 세상에 보내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이 살아나고 실업률도 개선되었다는 판단에서다. 양적완화 종료에 따라 각국의 희비가 엇갈리게 되어 있다. 그것은 처한 입장차이 만큼이나 말이 안 통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한국도 대비해야 한다.
 
KECI | 2016.01.31 16:13 | 조회 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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