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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칼럼] 백마보다 비싼 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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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1. 05

 

 ▲이해익 (칼럼리스트)

한국은 바야흐로 비정규직 8백만 명 시대에 돌입했다. 비정규직에 대한 해법이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노조는 그동안 비정규직을 핑계 삼아 강성노조운동을 펴왔던 측면이 있다. 노사정 대타협으로 발전하여 위기의 한국경제를 구하는데 기여하기 바란다.
 
네덜란드에서는 전체 근로자 7백만 명 가운데 절반이 비정규직이다. 근로 시간만 다를 뿐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과 비슷하다. 지난 1982년 과도한 사회보장과 높은 실업률을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 나누기’를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냈다. 그 후 10여년의 시행착오를 거쳐 차별 없는 시간제 근로를 정착시켰다. 결과적으로 9%를 넘던 실업률은 15년 만에 2%대로 떨어졌다. 물론 고용의 유연성을 정착시키기 위해 근로자에 대한 기업들의 치밀한 배려도 한 몫 한다.
 
♦일자리 책임과 일자리 나누기
 
스웨덴 SAAB의 경우 회사가 재취업 알선과 재고용을 책임지고 있다. 고용의 유연성이 일방적으로 근로자들의 희생만 강요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일자리 나누기’ 못지않게 고용주의 일자리 책임과 더불어 자본의 절제가 긴요하다. 사실 지금 겪고 있는 모든 위기는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이 빚은 참사이기 때문이다. 독일 경제학자인 클라우스 뮐러는 그의 저서 ‘머니쇼크’에서 탐욕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1630년대 초반 네델란드에서 일어난 투기 광풍이다. 애호가들 때문에 튤립 뿌리의 수요가 늘고 가격이 폭등했다. 사람들은 튤립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더 비싸게 되팔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에 튤립을 사들였다. 튤립뿌리 하나가 백마 두 마리를 포함한 마차 한 대 가격과 맞먹었다.
 
영국의 옥스퍼드경은 남태평양 상사를 1711년 설립했다. 1720년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남태평양 상사에 투기 바람이 불었다. 수많은 회사들이 허황된 이익을 내걸면서 투기의 대상이 되는 종이조각을 사람들에게 팔았다.
 
♦투기는 사실 금융사기
 
소금물을 달게 만든다거나 수은을 금속으로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을 내건 회사들도 나타났다. 거액의 사기를 친 월가의 다단계 금융기업의 행태도 이와 같다. 결국 손실을 메우기 위해 국가재정이 동원됐고 납세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됐다. 이러한 투기 광풍은 ‘돈에 눈이 먼 장님의 탐욕’ 때문이다. 이번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근로자들의 노력과 함께 정부와 기업의 성실성 회복이 중요하다. 첫째, 요즘 같은 혼란을 틈타서 국가 정책이 실기하지 않으면서도 졸속처리 되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공직자의 청렴성이 더욱 요구된다. 공기업 비리와 비효율도 적당히 넘길 수 없다. 둘째, 기업의 투명성 제고가 중요하다. 투자자와 소비자 그리고 사회 등 이해 당사자들이 기업을 환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투명해져야 한다. 그리고 끝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야 한다.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투명한 병원’이 되어야 의료사고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분식회계 등은 철저히 척결되어야 한다. 셋째, 사회책임을 다하는 기업, 착한 기업이 되도록 더욱더 노력해야 한다.

 

KECI | 2016.01.31 16:15 | 조회 5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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