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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진 칼럼] 신바람 나는 대선 게임을 관전할 순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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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5

 

남의 꼬투리는 물어 뜯고,

나의 과오는 네거티브라고 주장하는 것은 저열한 구태일 뿐

 

 
▲ 최세진 한국경제문화연구원 회장

[문화저널21·이슈포커스·이코노미컬쳐] 선거는 축제다. 다수의 의견을 모아서 가장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대표자나 지도자를 뽑는 선거는 향후 조직과 집단의 성공 여부와 직결되는 신중한 선택이며,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그 시발점이다. 그래서 축제라 말할 수 있다. 이 중 한 나라를 이끌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통령 선거는 그야말로 ‘선거의 꽃’ 이라 말할 수 있는 선거 중의 선거다. 현대 사회에서 조직과 집단의 단위로 가장 거대한 운명공동체인 국가의 수장을 가장 민주적인 절차로 가리는 축제 중의 축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선거는 항상 상호비난과 네거티브 공방으로 점철되어왔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각 정당은 반대 진영 후보의 ‘자격’과 ‘과거’를 캐는데 몰두했고, 심지어 출마 협박 의혹도 제기되었다. 서로의 흠집내기 공방전 덕분에, 국민은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라는 굵직한 이름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익숙해져 있지만, 그들이 내세운 주요 공약과 정책적 지표에 대해서는 정작 제대로 인지하는 바가 없다. 향후 대한민국의 5년을 이끌어야 할 국가지도자의 정책과 비전이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유럽 경제가 크게 요동치고 있으며,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미국마저 ‘자본주의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전 세계를 전쟁과 암흑으로 이끌었던 대공황이 우려된다 해도 틀린 진단이 아닐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오랜 시간 묻혀있던 거대한 잠룡, 중국과 인도가 엄청난 잠재력을 미래가 아닌 현재의 동력으로 현실화시키고 있다.
 
안보 문제는 어떠한가? 단순히 분단 조국의 대북문제가 끝이 아니다. 추상적으로 독도의 영유권과 근접해있던 일본은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오만한 도발을 과거사 문제와 엮어 직접적으로 시작했으며, 우리나라를 둘러싼 중국-러시아와의 본격적인 영유권 분쟁이 일고 있다. 전 세계적인 위기상황이다.
 
이러한 시기에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할 지도자를 뽑는 대선을 두고, 각 정당과 후보 진영은 발전적이고 선도적인 정책과 공약보다는 상대를 눌러야 내가 돋보일 수 있다는 후진적인 전략에 얽매이는 느낌이다. 정책과 공약이 아닌 이미지가 더 중요시되고 있다.
 
대선 후보 면면이, 대표되는 철학과 정책성보다는 인물의 이미지로 국민에게 부각되고 있다. 물론 이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미지는 대통령과 정치 대표자에게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일 뿐,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오직 이미지로 결정한다면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만천하에 높인 홍명보 감독, 김연아 선수, 음악으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싸이라고 거기에 부족하겠는가?
 
자리에 맞는 조건과 자격이 있고, 그것은 그들이 지금부터 제시하는 비전과 미래 지향적인 발전 지표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흠집 내기와 말꼬리 잡기는 발전과 도약을 위해 존재하는 선거에 부합되는 단어가 아니다.
 
물론, 우려와 불안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달 24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그동안 수없이 문제로 제기되었던 과거사 인식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로 응답했다. ‘아비의 무덤에 침을 뱉는 심정’이라며 사과에 나선 박 후보에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환영의 뜻을 전하며 국민의 화합과 통합으로 가는 출발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안철수 후보 역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을 했다며 박 후보의 발언에 박수를 보냈다.
 
바로 이러한 것이 민주주의의 선거다. 상대의 약점을 잡고 집요하게 공격해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나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성실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 선거다. 그래서 선거는 축제인 것이고 민주주의의 정점인 것이다.
 
그러나 이후로는 다시 상호간의 치열한 흠집잡기가 경쟁처럼 벌어지고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네거티브 하지 말자’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남의 흠집은 약점이고, 나의 흠집은 비열한 상대의 네거티브 공세다.
 
국민의 정치 불신은 기존 정당과 기성 정치인들의 잘못이다. 반면 바람직하지 못한 정치 풍토에는 성숙치 못한 국민의 정치의식도 일조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국민의 정치의식과 깨끗한 정치는 비례한다. 무엇이 먼저이고 나중인 문제가 아니다. 상호 발전적이고 ‘민주주의의 의의’에 부합하는 아름다운 선거 경쟁을 통해 국민이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던 뜨거운 가슴과 즐거운 마음으로 이번 선거를 즐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KECI | 2016.01.31 14:31 | 조회 4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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