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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K-Classic, Best 작품 찾아 나선다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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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과 글로벌 시장 개척해야 할 타이밍 

작곡가는 작품마다 산고(産苦)를 치른다. 초연(初演)은 설레고 창작 자산(資産)은 쌓여간다. 그러나 불가마에 넣은 도자기처럼 모두를 건지는 것은 아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지만 스스로 경쟁력을 위해 선택이 불가피하다,

 

궁극적으로 작품의 최종 소비자는 관객이다. 누가?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연주가들이 좀처럼 곁을 주지 않는 창작 환경이다. 작품이 선순환 생태 구조를 갖는 것은 마케팅과 홍보를 뛰어 넘는 작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비 상업적 영역에 사업자나 기획자마저 나서지 않는다. 그렇다고 공공이 전적으로 맡아서는 지속성과 효율성에 한계가 노출된다.

 

K-클래식이 내년이면 10주년을 맞는다. 그동안은 필자 대본의 칸타타 와 오페라 작업에 집중해왔다. 이제 새로운 10년은 Best 작품을 끌어 안고 내수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개척이란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 아창제 양악 부문, 오케스트라 연주


스스로 해 보지 않고, 작품도 없이 말할 수 없기에 지난 10년 창작에 물두했다. 이제는 창작자의 고민과 지원의 문제, 재공연 환경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다. 참으로 무관심한 기득권 클래식의 재연(再演) 만능주의 풍토. 오케스트라, 합창단, 솔리스트의 심각한 편향성. 출산(出産)은 있지만 육아(育兒)가 없는 지원의 한계성. 대관 중심 극장의 창조성 결핍 등이 모두가 난제요 극복대상이다.

 

작곡가 스스로 경쟁력 길러야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걸리는 것대로 두고, 우선 좋은 작품을 골라서 알리는 것이 첫째다. 장르별, 작품별 DB 구축을 위해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다. 누구 보다 작품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DB화 작업은 공공에서도 하고 있지만,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경직성 때문이다. 오늘의 창작이 수준에 오른 만큼 오랜 관습에 묶인 낡은 분위기를 쇄신시켜야 한다. 전체를 보는 눈의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둘째는 동일한 작품이라도 연주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생기므로 창작 전문 연주가를 추천하고 또 길러내야 한다. 작품을 연주하지 않는 것의 문제에는 전통의 경우 장단과 악기, 연주법을 몰라서 회피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한다. 교육이 따라야 할 문제다. 오페라에서 '세종 카메라타'나 예술위원회의 '아카데미'가 변화를 가져 온 것이 그 사례라 할 수 있다.

 

셋째, 창작이 당장의 돈벌이 마케팅 대상이 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기에 어느 기획사도, 공연장도 페스티벌을 만들거나 공연 레퍼토리에 넣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특히 귀국 발표회에서 성악의 경우 한, 두 곡을 제외하면 기악은 눈을 씻고도 찾기가 쉽지 않다. 이에 비해 국악은 창작이 아니면 안된다는 인식이 뿌리를 내렸고 예산도 확보해서 나름대로 활발한 것 같다.

 

뉴사운드 오브 대구 벤치마킹 필요 

▲ 공전의 히트를 한 뉴사운드 오브 대구

교향악축제에 쿼트제를 넣자고 해도 앵무새 답변만 돌아 온다. ‘청중이 좋아하지 않는다’. ‘표 파는데 방해가 된다’. ‘작품이 난해하다’. ‘작품이 없다' 등등…과연 작품을 얼마나 찾아보았는지 묻고 싶다. 없다면 만들어야 하고, 좋은 작품을 찾는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과연 이런 마인드의 지휘자나 극장 기획이 있기나 하는가? 이제 궁색한 변명과 싸울 시간이 없다. 안된다는 쪽으로 굳어진 마인드를 바꿀 힘도 없다. 비판도 애정이 있을 때나 하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되는 것, 되는 사람, 긍정쪽의 방향에다 집중해서 선발대라도 출발해야겠다.그런데 2016년 대구에서 이변이 있었다. ‘뉴사운드 오브 대구’ 란 프로젝트다. 진규영 작곡가가 총감독을 맡아 작품을 고르고, 난이도와 다양하게 배치한 결과 관현악 콘서트는 아주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지속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남는다. 이처럼 공공에서는 무엇이든 지속이 쉽지 않다. 뿌리를 내릴 때 까지가 중요하다.

 

아창제를 넘어 창작 마스터 피스 일반화되어야 

 

아창제는 아창제대로 연속성을 갖었지만, 이 단계를 넘어 선순환 생태계를 유지할 전략이 필요하다. 솔직히 후원자가 나타난다면 마스터피스를 할 때가 왔다. 실험적인 것이나 등단의 의미만 있는게 아니라, 베스트 셀러의 흥행을 관객이 느낄 때 진정한 창작의 붐이 이뤄지는데 이 역할이 빠진 것이다. 그 많은 공공 오케스트라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요즘 법적 용어로 '성실의무 위반(?)이 아니겠는가?

 

팬데믹이 가져 온 비대면 영상 콘서트 역시 소통의 한 수단이 될 수 있다. K-클래식은 글로벌 시장 출시를 위해 외국 지휘자나 연주가의 연결 고리를 찾고 있다. 작품 데이터가 구축되어야 백화점처럼 한 눈에 볼 수 있다.한국음악의 세계사 편입을 위한 정비 작업이다.

 

▲ 한국 오페라를 이끄는 오페라 작곡가들

 

팬데믹 이후 뉴노멀로 세계음악사 편입이 목표 

물론, 정부 기관처럼 예산과 조직은 없지만, 주춧돌을 뜷는 낙수물은 의지만 았으면 된다. 바람부는 쪽에 깃발을 내 걸려고 한다. 우리가 어디에 서있고,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의 좌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음악사의 관점에서 점하나 찍는 작업일지 모르지만, 그 점이 결코 지워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는다면 창작자로서 긍지를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2022년을 K-클래식, K-오페라의 뉴노멀(New Normal) 제시의 원년(元年)으로 삼고 싶다. 너와 나,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고, 창작 울타리 안에 함께 있음이 다양성으로 살아날 수 있기를 바란다.   

 

탁계석 한국예술비평가회장

 

[편집자 주] 필자는 ◆칸타타 ◇‘한강’(임준희 2011) ◇‘송 오브 아리랑’ (임준희 2013) ◇‘조국의 혼’(오병희 2018) ◇‘달의 춤’(우효원 2018) ◇‘동방의 빛’(오병희 2019) ◇‘태동’(우효원 2019) ◇‘코리아판타지’(오병희 2020) ◇‘훈민정음(오병희 2021,10월) ◆오페라 ◇소나기(최천희 2008) ◇메밀꽃 필 무렵(우종억 2009) ◇도깨비 동물원(김은혜 2010) ◇미스킴(박영란 2017) 등 다수 작품의 대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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