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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칼럼] ‘삼포의 원흉’은 바로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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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05

 

대체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늘 뭔가 ‘2% 부족’인 것 같다. 천정부지로 높아지는 전·월세에 대한 대책만 해도 그렇다.
 
수도권에서 주택 1채만 임대해도 양도세 중과배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골자 역시 그렇다.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양도세 중과폐지 등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런 것이 통과되면 결국은 서민들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결국은 ‘있는 이들’만 혜택을 더 보는 구조다. 전월세 수요의 핵심이 신혼부부와 젊은 세대들이란 점을 감안하면 정말 예삿일이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출산·육아를 ‘포기’한 이른바 ‘삼포세대’란 말로 지칭된다. 본질적으로 삼포의 원흉은 사실상 ‘집’이다. 엄청난 집값과 전·월세에 따른 집장만의 어려움이 결혼·출산·육아를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판국에서도 고위 공직자의 청문회를 보면 여지없이 부동산 투기에 따른 시비꺼리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국민통합과 동반성장이란 말은 공염불인 셈이다.
 
헛도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집이 없을 때는 서민들과 일반 젊은이들은 전월세로 고통 받는다. 또 집을 어렵게 장만해서도 골치를 썩는다. 대출을 끼고 집장만을 하고 나니 집값이 떨어져 버려 팔수도 없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집값이 올라도 걱정, 떨어져도 걱정이다. 거기다가 일자리가 있지만 벌이가 신통찮은 계층이 있다. 아무리 일을 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다는 뜻의 ‘워킹 푸어(Working poor)’가 그들이다.
 
무리한 대출과 이자로 쪼들리면서도 집을 갖고있는 빈곤층인 하우스 푸어는 부동산 시장이 얼면서 집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아 사면초가에 몰려있다. 게다가 벌어서 갚으려 해도 워킹 푸어가 되어 진퇴양난인 것이다. 모아둔 쌈지 돈을 펀드에 투자했다가 깡통을 찬 ‘펀드 푸어(Fund poor)’까지 겹치면서 절망자체가 된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의 일도 아니다.
 
2008년 월가의 금융위기도 사실 불로소득을 노린 미국인들의 집 투기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베이징 발 보도내용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중국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이래로 중국서민들은 집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집 없는 팡누, 집 많은 팡둥


국가에서 주거생활을 보장해주던 사회주의 복지제도였던 이른바 '푸리펀팡'(福利分房)이 유명부실해진 탓이다. 연일 천정부지로 값이 치솟는 집을 개인이 마련하기 위해 고생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것이다. 하나있는 자식인 샤오황디(小皇帝)에 목을 매는 '자식의 노예 하이누(孩奴)'에 빗대, 집 없는 노예라는 뜻의 '팡누'(房奴)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베이징의 중형아파트 가격은 평균 150만 위안(한화 2억5000만원) 내외다. 베이징 근로자들의 평균 연봉인 4만 위안의 37.5년 치에 해당한다.
 
"우리 엄마가 선을 볼 때 빼놓지 않고 하는 질문이 하나 있어. 아파트가 있느냐는 거야. 무조건 있다고 해야 해. 알았지?"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팡누'라는 TV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애인에게 신신당부하는 절절한 장면이다. 반면 '집부자 팡둥(房東)'도 수두룩하다.
 
베이징 요지에 10채 넘는 아파트를 보유한 집 부자들도 많다. 몇 채가 됐든 주택 보유에 대한 규제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도 요리조리 핑계를 대며 늘 그래왔다. 야금야금 투기로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개혁해야 좋은 세상이 된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CEO 연구가, 칼럼리스트)

1945년, 서울 출생
서울상대 경제학과
유원건설 감사실장 - 진로그룹 이사 - 캠브리지 총괄전무 역임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교수요원)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위 공기업평가위원회 위원 및 총괄반 대표
한국표준협회 경영고문
중국 요녀성 심양시 경제 고문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초대 기업평가위원장 역임
現 KT대표이사 회장/CEO 자문위원
現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
現 한국 CEO 연구포럼 연구위원장

 

KECI | 2016.01.31 15:28 | 조회 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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