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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준 칼럼]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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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류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철학을 요구받고 있다. 더불어 새로이 탄생하는 철학이 인류사회의 발전적 방향으로 완성되려면 인문사회학적 상상력과 더불어 물리학적 검증 범위 내에 존재해야한다. 

 

21세기 국가재정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고 있는 스테파니 켈튼교수의 '적자의 본질'도 현대화폐이론(MMT)이라는 무한한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책 제목 에서 처럼 물리철학적 기반 하에 통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MYTH’는 '신화'로 해석되어 인본주의 철학에서는 ‘근거 없는 믿음’으로 비하하고 있지만, 인문철학이나 물리학, 동양역학(易學)에서는 신의 섭리, 만물의 원리, 우주 순환의 원칙으로 해석되어진다. 'MYTH'는 사실(Fact) 그 자체에 관계하면서 그 뒤에 숨은 깊은 뜻을 포함하는 ‘신성한 서술(敍述)’이라 할 수 있는데 그래서 우주의 원리, 사물의 본성을 의미하는 '본질'로도 해석된다.

 


물리학 전문가가 아닌 이상 우리는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인문사회학적 관점으로 읽어야 한다. 그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사회학적으로 공간과 시간을 분리하여 바라보는 관점이다. 원래 공간과 시간은 분리할 수 없으나 거리가 너무 가깝거나 너무 멀거나, 속도나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릴 경우 이를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사회학적으로는 공간과 시간을 분리하여 바라보려 한다. 

 

인류는 2천 년 동안 동일한 공간 내에서 상대적으로 커다란 시간적 변화가 없는 삶을 유지해왔다. 1900년대 초에 태어나신 80대 노부께서 당신은 신라시대(짚신)부터 현재까지(스마트폰), 2천 년을 살아오고 있다고 말씀하신 이유도 사회의 시간적 변화가 매우 느렸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느린 시간으로 인해 시간보다는 공간의 중요성이 높아진 시대다. 공간이 중요했던 시대에서는 같은 공간 내에 평화롭게 머무르기 위한 인류사회적 집단지성이 필요했다. 바로 도덕과 윤리, 전통과 상식을 정의 내리고, 이를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며, 이를 지키지 않는 이를 벌주고, 공간 공동체 내에 생활하는데 적합한 구성원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철학, 국가관과 사회관, 전통관, 가문, 법과 제도가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전달된다. 공교육이 탄생하고, 공동체를 이끌어갈 리더나 전통을 계승할 엘리트들을 양성시키게 된다. 

 

그러나 인류의 삶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이제 각자의 다른 시간 속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공간보다는 시간이 중요해진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900년대 중반 양자물리학이 이를 증명함으로써 이제 시간이 멈춘 공간의 공동체가 아닌 각자 다양한 시간(파동, 상황, 확률)의 삶 속에 살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동안 느리게 흐르는 시간으로 인해 인지하지 못했던 인간의 다양성을 이제 깨닫게 된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이렇듯 기성세대와는 시간을 달리하는 인간들을 '사피엔스사피엔스'로 명명하며 새로운 종(種)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1900년대 후반부터 기존 기득권에 대한 반항과 저항 정신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반달리즘, 양자물리학, 포스트모더니즘, 민주화운동 등은 인류가 각자 다른 시간 하에서 움직이게 되면서 나온 시간들 간의 갈등과 부딪침이었다. 새로운 철학적, 물리적, 사회적 변혁이 요구 받게 된 것이다. MZ세대 등은 인류의 새로운 종(種)으로 진화하고 있다.  결혼과 연애, 출산, 조직, 리더, 가족에 대한 공간이 중요시되었던 시대의 전통적 개념들이 깨어지고 있다. 공간 시대의 공동체적인 목적으로 알고 살아왔던 기성세대의 기준으로 이 전통들을 강요하면 가스라이팅이 되며, 꼰대가 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인문철학적으로 바라보면 이제 고정화된 공간 안에서 같은 지식과 같은 전통, 상식이라는 [공간의 규칙]을 강요하고, 강요받던 시대가 아닌 각자 다른 시간으로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 심지어 같은 공간 안에 한 솥 밥을 먹는 가족 구성원들 마저도 나와 다른 시간으로 인해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아니 '다른 생각을 가진다.'라는 [시간의 규칙]을 인정하게 해주는 책이다.

 

이 변화된 시간의 관점으로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바라보면 앞으로 급변하는 우리 사회의 변화와 미래 인류사회를 예측할 수 있는 정말 흥미진진한 독서 여행이 될 것이다.  

 

박항준

누림경제발전연구원 원장

 

현 (사)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 부회장

현 (사)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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