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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준 칼럼] 공자가 바라보는 노인(老人)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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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4. 17

 

옛날 설화 고려장 풍습을 보면 박정승은 노모를 차마 버리지 못하고 몰래 국법을 어기며 노모를 되려 모셔와 봉양하게 된다. 그 무렵 중국 수(隋)나라 사신이 똑같이 생긴 말 두 마리를 끌고 와 어느 쪽이 어미이고 어느 쪽이 새끼인지를 알아내라는 문제를 내게 된다. 

 

이 문제로 고민하는 박정승에게 노모가 해결책을 제시하게 된다. “말을 굶긴 다음 여물을 줘보렴, 먼저 먹는 놈이 새끼란다.” 결국 노모의 지혜로움으로 고려는 전쟁의 위기를 넘기게 된다. 

 

논어에서 공자는 사람을 종적으로 소인(小人)과 노인(老人)으로 구분하고 있다. 물론 여기서 노인이라 함은 성인(成人) 또는 성인(聖人)을 의미한다. 

 

논어는 노인(老人)을 나이가 아닌 인격적 세대로 구분하고 있는데, 구체적 단계별로 ‘덕자(德子)’, ‘군자(君子)’ 그리고 ‘인자(仁者)’로 나누고 있다. 

 

자신의 텍스트를 바르게 만들어가는 자를 ‘덕자(德子)’로, 이 텍스트들을 담론을 통해 온전히 만드는 자를 ‘군자(君子)’로, 그리고 담론을 통해 만들어진 합의를 실천하는 자를 ‘인자(仁者)’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 역시 세대별 구분을 하고 있다. 

 

‘노인’에는 자기 텍스트만 옳다 우겨대면서 화를 내며 사는 덕(德)이 모자란 노인(怒人, 공자는 小人이라 칭함)이 있고, 예(禮)를 갖춰 타자와의 담론에 힘써 노력하는 노인(勞人, 공자는 君子라 칭함)이 있으며, 본질에 동의한 텍스트를 그대로 몸소 실천하는 노인(老人, 공자는 이를 ‘仁者’라 칭함)이 있다. 

 

혹 오늘도 텍스트에 관하여서 내 텍스트를 강요하며, 남의 텍스트에 화를 내고 살고 있는가? 그러면 당신은 노인(怒人)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혹 타자와의 담론을 통하여 팩트가 아닌 본질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노인(勞人)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담론의 수준을 넘어 실천의 단계 즉, 주위로부터 존재의 필요성과 존경을 받으면서 넘치는 지혜를 사회에 뿜어내며 살고 있는가? 그러면 당신은 멋진 노인(老人)으로 살고 있는 것이며, 이 삶이 바로 공자가 그리는 ‘인(仁)의 삶’이다.

 

박항준 세한대학교 교수

 

KECI | 2020.04.17 16:11 | 조회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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