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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준 칼럼] 헬스케어 기업의 오해와 과제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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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예상 규모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이 900조 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지만 150조 스마트워치시장이 헬스워치 시장으로 전환되어가듯 백색가전, IT제품, 밀키트 등이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헬스케어제품으로 전환될 경우 그 시장은 더욱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팬데믹 이후 건강에 관한 인류사회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으며, 이제 IT기술이 접목된 디지털치료제(DTx)까지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아 출시되기 시작해 헬스케어 분야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이 가속될 경우 시장의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사진. 디케이닥터 제공

 

국내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도 만만치 않다. 온열치료기 전문기업 세라젬이 올해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고, 체험형 카페를 오픈하면서 매출이 1조 원에 다가서고 있기도 하다. 안마기 전문기업 바디프랜드와 경쟁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물론 바디프랜드도 만만치 않은 반격을 준비 중일 것이다. 한 때 국내에서 유행했던 LED마스크는 국내시장 포화와 그 효과의 진위성을 의심받았지만 셀리턴의 LED마스크 제품이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성형외과, 피부과에서 사용하기 위한 레이저 외과기기로 승인을 받으며 국내를 넘어 북미시장 진출을 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헬스케어시장이 항상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헬스케어기업들은 나름 애환이 많다. 우선 시장의 부침이 크고, 신제품을 출시하는데 골이 깊은 특성을 갖고 있다. 한 제품으로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할 정도로 성장하기도 하는 반면 다음 제품 출시까지 쉼의 시간이 길다는 시장특성이 있다. 워낙 신제품 개발에 신중해야 하는 업종의 특성이기도 한데 3~4년간 매출이 1000억 원을 기록하다가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100억이 될 수도 있는 게 헬스케어 시장이다. 대부분의 헬스케어 기업들은 지속적인 R&D를 추진한다. 그러나 주력제품의 하향세가 보이기 시작할 즈음에서야 신제품 출시나 마케팅에 집중하게 되면서 쉼의 시간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헬스케어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고질병도 문제다. 지난 10월 한 디지털백신기업의 조사발표에 따르면 성인이 스스로 위험질환을 인지하고 있는 것은 인당 3.4개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간질환, 치매, 이명이나 거북목 등 스마트폰 관련 질환, 스트레스나 분노조절장애 등 정신과 질환은 스스로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고객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니 기업이 헬스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헬스케어는 질병을 예방하거나 질환의 속도를 줄이는 예방의학적 차원의 상품군들이 많다. 그러나 스스로 위험군에 속한 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헬스케어제품을 판매하다 보니 기능보다는 광고나 CF모델에 의존하게 된다. 결국 필요하지 않은 이들이 충동구매를 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구매 후 사용률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기능에 의심을 하게 된다. 심지어 과장광고에 의해 구매행동을 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충동구매의 결과는 비싸게 구입한 헬스케어 제품을 창고에 모셔두거나 중고시장에 내놓게 되면서 좋지 않은 사용후기를 남기게 됨으로써 제품신뢰를 떨어트리는 악순환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최근 LED마스크와 관련된 한 기업은 두세 번 사용해 본 후 판매가의 20%도 안 되는 가격으로 중고시장에 내놓았다는 사용자 인터뷰 기사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의료 레이저 외과기기로 미국 FDA 허가까지 받은 헬스케어제품을 두세 번 써보고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제품 기능의 문제가 아닌 사용자가 불필요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이 “좋은 건 알겠는데, 좋은지는 모르겠다.”로 볼멘소리를 하는 이유다.   

 

이제 헬스케어기업이 풀어야 하는 숙제는 명확해졌다. 세계적인 기술개발과 더불어 해당제품이 꼭 필요한 위험군 데이터(my health data)를 확보하는 것, 더불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을 통한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이로써 유명 광고모델 등 고가의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고객이 구매를 하고, 효과를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선순환 루틴을 확보하는 것이다.

 

K-반도체와 K-컬처, K-국방을 넘어 향후 21세 대한민국의 먹거리는 분명 K-헬스케어가 될 것이다. 이제 그 시작점에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이 마이 헬스데이터와 디지털트랜스포케이션(Dx)이라는 과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기를 바란다.                          

 

박항준 디케이닥터 대표이사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

기술거래사/기업기술가치평가사

 

(공)저서

• 더마켓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 좌충우돌 청년창업

•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 CEO의 인생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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