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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신한류, K-컬처·K콘텐츠 배 띄워라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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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대 국정 과제에서 문화가 수준 높이는 역할에 방점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가 발표되었다.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나라', ‘문화 공영으로 행복한 국민, 품격 있는 대한민국’이다. 좀 범위를 좁혀 문화예술계를 보자. 보편적 문화복지의 실현. 사각지대 없는 예술인 지원체계 확립, K-컬처의 초격차 산업화, 국민과 동행하는 디지털 미디어 세상, 촘촘한 스포츠 복지 실현, 여행으로 행복한 국민, 관광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 전통문화유산을 미래 문화자산으로 보존 및 가치 제고이다. 눈에 띄는 것이 K 컬처다. 대중 한류에 이어 신(新) 예술 한류에 본격화를 예고한다. 

 

   한국콘텐츠 진흥원 제공 

 

'K-콘텐츠 현장지원단, 내 일처럼‘ 창단 놀랍다

 

때마침 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K-콘텐츠 현장지원단, 내 일처럼‘을 창단했다. '내 일'이란 카피에 창의가 묻어난다.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박자를 맞추듯 그 타이밍이 절묘하다. ’ 대한민국‘, ’ 코리아‘ 캐릭터가 바야흐로 K 로고에 꼽히는 세상이 왔다. 엄청난 변화의 세상에 지원금 준다고 책상에 앉아 메일로 서류만 받아서야  어찌 세상을 움직이는 콘텐츠를 만들겠는가. 낡고 짜증을 발생시키는, 창작자들이 최고로 싫어하는 서류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조현래 콘진원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K-콘텐츠가 무한히 확장하며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콘텐츠산업 성장을 위한 규제 혁파는 매우 중요한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계의 목소리를 긴밀히 듣고 콘텐츠산업 현장의 어려움과 장애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솔직히 역대 장관이 부임할 때마다 첫 일성(一聲)은 현장을 챙기겠다는 말이었다. 수없이 들었지만 용두사미였다. 체질을 바꾸는 게 하루아침에 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일은 아니다. 불붙기가 힘들지 붙기만 하면 화력은 무서운 속도를 낸다. 창의의 원천이라 할  콘진원이 나선다고 하니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세계의 시장을 석권한 K-Pop과 BTS가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니듯 민간의 창의력을 찾기 위해 현장과 시장을 정면 돌파한다면 변화가 몰고 올 탄력성 회복에 기대를 갖어도 될 것 같다.

 

예술가 존중, 개성과 창의가 살아나는 환경을 

 

몇 해전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작곡가의 창작 작품을 고르는데 기존의 심사위원제가 아닌 한 분의 작곡가가 책임 심사를 하도록 했다. 언제나 교수가 일정 비중을 차지하던 관행에서 벗어난 혁신이었다. 결과는 대박 수준의 청중 호응이 일어났다. 결코 쉽지 않은 ‘독박’ 심사제가 얻어 낸 성과다. ‘공동’이란 책임 없음이고, ‘개인’ 책임이 거꾸로 ‘공정’ 일 수 있다는 역발상이 예술가 관장이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우리가 지난해 선진국에 들어섰다. 지금 세상은 둑이 붕괴된 듯 흙탕물이다. 한마디로 수준을 높이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높아지면 아랫것은 쳐다보지 않는 것이 문화다. 문화는 인식을 수반하고 동경심을 유발한다. 이게 세상을 바꾸는 힘이고 꼼수가 파고 들수 없는 문화의 가치다. 지구촌의 갈등과 인류 위기의 문명사에 우리 콘텐츠가 먹혀 들어가고 있으니  행정 우위애서 예술가 존중, 창의개발자 우선주의를 만들어 내어 꽃을 피워야 한다. 

 

그런데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지금 공무원 몇 사람이 테스크 포스를 만들어 움직인다고 한다. 원자로 개발이나 우주 항공센터 만들 때도 그렇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 예술가들이 자기 영역을 지키지 못한다면 소중한 텃밭이 예비군훈련장처럼 마구 쓰이게 된다. 강조하지만 전문성 확보와 콘텐츠 효율성을 깊이 생각했으면 한다. 거대한 조직이 민간의 속도나 창의를 잡을 순 없다. 시행착오를 벗어나 용기 있게 현장을 살리는 시선의 높이와 자세로 현장이 살아났으면 한다. 

 

▲ 독일베를인한국문화원 (문화원제공) 


콘진원의 전본희 감사도 "다양한 적극행정 제도 개선을 통해 콘텐츠산업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처리해나가는 적극행정 문화가 기관 내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렇다. 이렇게 실행만 한다면 신(新) 한류 시장이 새로운 환경에 접어들 것 같다. 엊그제 독일 베를린문화원 팀장이 내한했다. 한 자리에서 20년 넘게 일하면서 3, 000회가 넘는 공연, 전시 행사를 했다니 최고의 전문가다. 눈만 뜨면 일하고 싶은 사람과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려는 창의적 인재들이 많다.  콘진원의 자세 여하에 따라 엄청난 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구촌에 널리 퍼져 있는 문화원, 대사관의 상당수도 심기일전해야 한다.

 

형식이 강하면 내용이 죽는다 

 

정부가 예술가 복지 지원의 사각지대가 없게 하겠다고 한다. 지금 예술복지지원센터는 현장에서 수십 년 한 사람도 예술인 자격 증명을 하는데 몇 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홍수에 떠내려가는 사람에게 주민등록증 보여 주면 건져 주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탁월한 효능의 산삼을 구하는 심마니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가질 때 K콘테츠가 세계를 울릴 것이다. 작업에 눈코 뜰 새 없는 작가에게 삼고초려가 왜 필요한가. 왜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야 하는가. 선수들은 다 아는데 도우미(?)들만 모르는 게 안타깝다. 인수위원회가 선발 투수들을 잘 뽑아 뛰게 해야 한다. 콘진원이 첫 타석에 나섰으니 한류 실크로드를 달리는 KTX가 되었으면 한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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