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공지사항

[김유혁 칼럼] 나라의 정치가 바로서면, 국민의 마음은 하나로 뭉쳐진다

MASTER

view : 316

2015. 04. 17

 

▲ 김유혁 前금강대 총장

중무정체
中無定體, 隨時而在


중용(中庸)에서 말하기를, 중(中)이라는 것은 한쪽으로 편향되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것이라 하여 불편부당(不偏不黨)한 것이라고 분명히 정의(定義)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大學)에서는 중을 가리켜 중은 본시 정해진 몸통이 없다하여 중무정체(中無定體)라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中에는 정의(定義)는 있어도 정체(定體)는 없다는 뜻이 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대학과 중용의 뜻풀이 내용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지닐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대학에서 말하는 중무정체설(中無定體說)은, 중은 시공적(時空的) 변화 가운데에서도 반드시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말뚝이나 기둥처럼 움직이지 않는 부동개념(不動槪念)이 아니라는 것을 귀띔해주고 있다.

인간에 의하여 사용되고 응용되고 활용되어지는 모든 사물(事物)과 사상(事象)은 변동의 계속이라는 연속선상에서 변전(變轉)하는 모습 또는 형상(形象)으로 존재한다. 중이라는 것도 변전하는 그 상황 속에 반드시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중이라는 것은 변전의 중심부에서 그 변전 자체의 균형을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한다는 뜻이다.

 

중심과 균형이 잡혀야 안정된

 

팽이는 회전하면서도 쓰러지지 않는다. 팽이는 중추(中樞)를 중심으로 하여 동체(胴體)의 균형이 잡혀있고 아울러 동체의 균형유지의 힘은 중추를 중심으로 하여 동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원리를 대학에서는, 중무정체(中無定體)나 수시이재(隨時而在)라고 했다. 즉 중에는 정체가 없지만 불편부당이라는 원리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귀띔해주고 있다. 체조선수의 묘기를 볼 때마다 우리는 경탄할 때가 많다. 초인적인 주력(走力)을 발휘하면서도, 코너를 돌면서도, 물구나무서기를 하면서도 온 몸이 균형 있게 움직이는 모습을 본다.

그런가하면 빙상선수의 경우를 볼 때에는 더욱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어떠한 기계장치의 물체가 움직이듯이 고속회전을 하면서도 넘어지지 않는다. 그 모두가 중심과 균형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정치(政治)와 민심(民心)은 하늘과 땅이 서로 하나인 것처럼 보이듯이 서로 교합(交合)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주역(周易)에서는 천지가 잘 교합되고 있음을 지천태괘(地天泰卦)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 이상 더 좋은 괘상(卦象)이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하늘과 땅의 조화가 극치를 이루는 가운데 우순풍조(雨順風調)하고 시화연풍(時和年豊)하며 국태민안(國泰民安)하다고 하였다.

나라가 바로 서고 바로 가는 것은, 곧 국시(國是)가 바로 서고 바로 펼쳐가는 것을 말한다. 논어에서 말하기를 정(政)은 정야(正也)라 하였거니와 나라의 기강이 바로 서고 정치가 바르게 펴가고 있다면 그와 역행하는 민심은 있을 리가 없다. 만약 있다면 수준미달의 이념적 노예와 인습적(因襲的)으로 반정부 DNA를 지닌 무리들이 있을 뿐이다.

 

“국시귀정이면 만민귀일이라,
國是歸正 萬民歸一”

 

나라의 정치가 바로굴러가면 모든 백성들의 마음은 하나로 뭉쳐진다

이율곡(李栗谷) 선생의 상소문 중에 실려 있는 글이 떠오른다.

“국시귀정이면 만민귀일이라, 國是歸正 萬民歸一” 즉 나라의 정치가 바로굴러가면 모든 백성들의 마음은 하나로 뭉쳐진다는 뜻이다.

국시(國是)는 어느 나라의 경우를 막론하고 법률과 제도에 의하여 마련돼 있다. 그 법과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고 해석하고 적용하느냐하는 것은 통치이념과 정치성향 및 행정기술의 정당성과 정비례한다.

정치이념이 바로 서 있지 않을 경우에는 혼정(混政)의 현상이 들어나고, 제도운영의 능력이 미흡할 경우에는 난정(亂政)의 현상이 들어나며, 나라의 조직체계를 기능별로 이끌어가야 할 공직자 집단성원이 필수의 덕목으로 소중히 여겨야 할 사유(四維:禮義廉恥)를 소홀히 하는 풍조가 만연되어갈 경우 위민행정(爲民行政)은 구두선(口頭禪)에 지나지 않고 도리어 위행정(爲己行政)으로 타락되기 쉽다.

비리와 부정과 부패가 모두 중(中)의 가치를 잃었을 때 배태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왜냐? 중의 가치를 상실하면 아울러 균형유지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자아상실(自我喪失)을 자초하는 실기증후군(失己症候群)의 난치병으로 전염되어 간다는 것을 국민적 차원에서 경계해야할 것이다.

 

 

KECI | 2016.01.31 16:17 | 조회 5084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