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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칼럼] 색에 눈먼 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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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5. 12

 

 

▲ 김용훈 (국가개발연구원장,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시사칼럼니스트)

얼마 전 상사의 끊임없는 성관계 요구에 시달리던 여대위의 죽음이 잊혀지기도 전에 또 군대에서 성추행 사고가 발생했다. 역시 상사인 지휘관이 부하인 여자하사와 술을 마시고 집까지 데려가 강제 추행한 혐의로 헌병대에 입건된 사고이다. 사회에서는 세월호의 엄청난 사고로 연이어 슬픔에 빠져 있었고 북한의 핵실험 임박으로 군에서는 비상이 내려진 상황임에도 군인의 신분에서 비상은 아랑곳없이 술을 마셨고 부하직원을 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군의 지위를 이용하여 여자 부하에게 전화로 성희롱을 하다가 해임된 대대장, 저녁식사를 한 후 성추행을 혐의를 받은 중사 등 군대 곳곳에서 성관련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국방부가 전 제대 동시 특별 군 기강 확립과 경계 작전태세 점검기간으로 정한 기간에 벌어져 군대 내 기강이 얼마나 해이한 상태인지를 알 수 있었다.
 
군기가 이정도로 나태해진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북한은 지속적으로 도발행위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알면서도 경계기간에 대 놓고 문제를 일으킨 지휘관은 어느 나라의 군인이란 말인가?
 
지휘기관의 명령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지휘관이 군대를 지휘하게 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누구보다도 제일 잘 알고 있는 자가 대 놓고 명령의 이행을 거부한 것이다. 군대는 다른 조직과 다른 특수조직이다. 상관의 명령은 절대 복종해야할 의무를 가진다. 생사를 좌우하는 전쟁터에서 성공적인 작전의 수행을 위해서는 각 군의 상관이 명령에 복종하고 부대원들의 임무수행이 온전히 이루어져야 한다. 직책과 계급의 위계적 권위는 군대의 내부질서의 유지는 물론 군대의 본질로 이러한 통제를 벗어난다면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일련의 성관련 사건들은 일부 지휘관의 일탈이 아닌 전군 차원에서 군기를 새로 잡아야 한다. 여성 부하가 여성으로 보이는 군대 지휘관의 정신구조를 개선하여 성관련 잡음이 완전히 사라지도록 지휘관은 물론 전군 차원의 군대환경의 전환이 필요하다. 혹독한 훈련에서 제외된 지휘관도 정기적인 훈련으로 심신의 수련과 각오를 새로이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한 과거와 달리 성에 대한 사회적 의식과 제도가 개방된 상황을 고려하여 군형법의 개정으로 성 추행 관련 문구의 조정을 강력하게 조정하여 군대내 성 관련 범죄를 아예 원초적으로 근절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상명하복의 군대 내에서 부하군인은 상사의 성폭력에 저항하기가 어려운 구조이다. 지난 오대위의 자살사건만 보아도 부하 군인은 꿈꾸던 결혼생활은 접해보지도 못한 채 삶을 달리했지만 가해자인 상급자는 집행유예 선고로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군대의 특수성상 하급자가 상급자에 게 적절한 대응도 어렵고 상급기관에 호소하는 조치를 취해도 상급자가 자신의 신변보호를 위해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하여 증거자료조차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다. 만의 하나 상급기관의 조치로 상급자가 처벌을 받았다고 해도 군대사회의 특수성상 피해자인 하급자의 입지가 온전할 리 없기 때문이다.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군대 조직의 특수성에 남녀 막론하고 군사로서의 존재를 확고히 하며 저마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우선되어야 한다.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성적 괴롭힘이나 부당대우에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체계를 세워 강제나 억압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휴전중인 국가에서 군대가 가지는 중요성을 제대로 알고 색을 밝히기는 것이 아닌 전략과 안보에 전념하여 믿음과 존경으로 휘하 군사들의 본이 되는 지휘관다운 모범을 보여주기 바란다. 

 

KECI | 2016.01.31 16:11 | 조회 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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