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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칼럼] 구동존이 vs 구동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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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4. 28

 

▲ 이해익 (칼럼리스트)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했다. 20여년이 지났다. 앞으로 한·중 관계는 더욱 더 발전해야 한다.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제 교류의 질적 성장을 이루어내야 한다.
 
그런 의견에 한·중 원로 외교전문가들 모두가 공감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엇갈리는 주장도 있었다. 베이징의 중국 인민외교학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4차 서울·베이징 포럼에서다.
 
한국측은 ‘구동축이(求同縮異)’, 중국 측은 ‘구동존이(求同存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동존이란 ‘공통점을 구하고 차이점은 놔둔다’는 것이다. 또 구동축이란 ‘공통점을 구하고 차이점은 축소한다’는 것이다. 말인즉슨 모두 그럴싸하다. 하지만 쓸데없는 탁상공론이라는 생각이다. 식자들의 ‘말하기 위한 말’같아 보인다. 공연히 현실적으로 큰 이견이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착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양국 기업인들끼리는 열심히 경쟁하고 열심히 협력하고 있다. 그런데 뒤통수에서 식자들이 양국 간에 무슨 큰 갈등이나 있는 양 부풀리는 면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 중 협력 더 심화해야

그렇지 않아도 중국의 인건비가 오르는 등 제반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다. 양국 외교전문가들끼리 쓸데없는 말싸움보다는 어떻게 하든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협력을 심화하는 모습을 보여도 될까말까한 때다. 요즘 쩍하면 한류니 반한류니 하는 혐한증(嫌韓症)이 일 때마다 중국 교류 한국기업인들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 되곤 해 왔다 .
 
서울·베이징 포럼에서 한국 측 모 대학 석좌교수는 “한·중의 새로운 20년을 열기 위해 구동존이적 사고부터 타파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교수도 “구동축이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주한대사를 지낸 중국외교관은 맞받았다.
 
“양국이 작은 차이점으로 인해 관계 발전이라는 공통의 큰 목표를 잃어서는 안된다. 구동존이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의 전직 외교관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계획을 막기 위해 한·중 협력이 절실하다”고 압박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백번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국 전직외교관은 “중국이 북한 발사계획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다름을 존중해야
 
막기 힘드는 게 아니라 막지 않겠다는 것이 옳을 지도 모른다.
 
이런 것이 구동존이와 구동측이의 충돌이라면 결코 양측 합의는 없을 것이다. ‘북한은 현실이다’의 저자 전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직업외교관인 이수혁 주독 전 대사의 가설처럼 “1.북한정권은 붕괴하지 않는다. 2.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3.중국은 북한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한·중협력은 요원한 일이 되기 때문이다.
 
즉 중국은 결코 북한이 한국으로 흡수통일 되는 걸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구동존이와 구동축이라 주장하면서 평행선을 달릴 일이 아니다. 또 다른 말장난 같지만 ‘구동존이(求同尊異)’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같은 것을 구하고 서로 다른 것을 존중’하는 게 슬기로운 자세 같다. 만사가 결국은 자기이해와 자기 생각대로다. 국가끼리도 개인끼리와 마찬가지다. 부모·자식끼리도 자기가 바라는 대로 주장하다가 갈등만 깊어지는 게 인생사다. 기다리고 기다려야 한다. 중국 생각에 북한보다 한국이 더 중요해지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괜한 입씨름이 부각 되선 곤란하다.

 

KECI | 2016.01.31 16:09 | 조회 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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