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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칼럼] 미국·중국 관계는 프레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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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14

 

▲ 이해익 (칼럼리스트)
미국과 중국은 프레너미(Frenemy)다. 애플과 팍스콘(Foxconn) 관계도 그렇다. 프레너미는 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다. 2012년 미국 LA타임스가 당시 중국 시진핑 부주석의 방미소식을 전하면서 “프레너미가 왔다”고 보도한 이후로 쓰이는 말이 됐다. 겉으로는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협력과 교류를 부르짖지만 뒤에서는 칼을 갈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간의 교역량은 날로 늘어나지만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무역 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거액을 쓰고 있다. 또 중국은 2012년 1200억 달러(약132조원)에서 2015년 2380억 달러(약261조원)로 군사비가 늘어날 예정이다. 미국의 2010년 군비예산 6980억 달러의 비하면 6분의 1 수준에 머문다. 하지만 같은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인건비가 저렴하여 더 위력적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미·중 관계는 친구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두 초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게 한국이다. 두 나라의 긴장관계가 고조되면 한국은 그만큼 불편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양쪽을 조금이라도 친밀하도록 애써야 하는 게 한국의 운명이라는 것이다.
 
◆애플과 팍스콘도 프레너미

미국의 대표기업 애플과 중국의 대표기업 팍스콘(Foxconn)도 프레너미다. 팍스콘은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다. 팍스콘은 하청을 시작한지 불과 몇 년 만에 애플을 들었다 놓을 정도로 큰 하청업체로 성장했다. 직원이 200여명에 불과 했던 대만 계열의 중소기업은 중국에만 120만명의 공장 직원을 거느리는 초거대 규모의 하청업체로 커졌다.
 
최근 신문 1면을 장식하던 팍스콘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공장직원들의 잇단 투신자살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규모가 작은 하청업체일 때와 달리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팍스콘이 애플에게는 커다란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중 관계인 프레너미와 맥락을 같이 한다. 1974년 설립 이후 팍스콘의 원청업체는 애플을 비롯해 델, HP, 소리, 닌텐도 등 내노라하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팍스콘 성장의 모멘텀을 역시 애플이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대부분을 독점 공급하게 된 팍스콘은 단순한 하청기업을 뛰어 넘었다. 팍스콘의 테리 궈타이밍 회장은 중화권의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중국 산시성(山西省)출신이다.

◆애플은 40% 이익, 팍스콘은 1%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팍스콘의 테리 궈 회장은 유별나게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반면 애플의 신임 팀 쿡 CEO는 리스크를 더 중시한다. 하청업체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저가폰 생산을 페가트론(Pegatron)에 맡겼다.
 
또 팍스콘도 애플에 알리지 않고 부품 공급처를 바꾸는 등 예전보다 ‘통제’가 어려워졌다. 애플과 팍스콘 모두 새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사실 애플은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다. 그런데 팍스콘은 애플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시설 투자 등에 나서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테리 궈 회장의 불만이다. 실제로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30-40%를 내는 동안 팍스콘은 1%에 그쳤다. 애플의 낮은 임가공비를 감수해 온 팍스콘은 그동안 저임금구조로 버텨왔다. 하지만 종업원의 잇따른 자살로 임금을 올려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애플에 섭섭한 감정을 가진 쪽은 더 있다.
 
“만족스럽지 못한 가격을 받고 있지만 우리 제품 없이는 그들도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 S사 쪽도 토로한 바 있다. 또 애플 단가 인하 압력에 생산량 감축으로 맞서는 곳도 있다. 일본의 T사다. 거래를 끊은 곳도 있다. 모두들 살 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사실 친구도 적도 아닌 것이다. 

 

KECI | 2016.01.31 16:07 | 조회 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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