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공지사항

[강철규 칼럼] 무역과 개방의 기술

MASTER

view : 408

2014. 01. 28

 

▲ 강철규/ 前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개방은 기술혁신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 따라서 개방을 통해 무역을 확대하는 것을 하나의 기술혁신이라고 기록하는 교과서도 있다. 왜냐하면 비교우위가 있는 국내상품과 외국상품을 무역을 통해 서로 교환함으로써 각국의 국민은 더 나은 기술 제품을 만들어 소비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무역과 교환이라는 사회적 기술로 R&D 투자에 의한 신기술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얻는 것이다.

개방이 기술혁신의 효과를 나타내는 경로는 다양하다. 와일은 개방과 기술진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경제개방이 기술수준을 높이는 길은 개방된 나라는 해외로부터 현존하는 기술을 더 잘 수입(무역, 직접투자 등 다양한 경로)하고 신기술이 체화되어 있는 주요 투입물이나 자본재를 수입하며 국가간 교류는 혁신적인 조직기법과 같은 ‘소프트’ 기술(사회적 기술)의 이전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OECD 국가 중 미국 한 나라만 제외하고 해외에서 만들어진 아이디어가 기술진보의 지배적 원천이었다. 경제개방이 기술 수준을 높이는 또 다른 길은 신기술 창조에 더 큰 유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무역의 이익이 상호적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증되고 있다. 자유무역국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폐쇄경제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 경제개방과 1인당 GDP간의 관계를 실증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항상 개방되었던 나라들의 1인당 GDP는 평균적으로 한 번도 개방된 적이 없던 나라들의 7배나 되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를 살펴봐도 일본이 1858년에 경제적 고립정책을 포기한 지 12년 후 일본의 무역 총액은 70배로 증가하였고 한국은 1964~65년 기간 중 전면적인 무역 자유화를 실시하고 소득이 급속히 증가하여 이후 11년 만에 2배로 증가하였다. 폐쇄경제라도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여 무역과 교환에서 얻는 기술개발 효과를 일부 보완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발전이 크게 지체된다. 북한의 경제가 반세기 만에 세계 최빈국의 반열로 떨어진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역과 교환이라는 사회적 기술을 무시한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개방은 무역자유화, 외환자유화, 자본자유화, 서비스자유화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이를 단계적으로 혹은 심층적으로 실행함으로써 경제 활동을 촉진시키고 1인당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다.

우선 무역개방은 우리가 잘 만들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우리의 기술이 뒤떨어지는 상품을 수입함으로써 전체적인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소비자의 후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 즉 비교우위가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생산요소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비교 우위가 떨어지는 상품을 수입함으로써 외국의 기술을 도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기술은 장기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에 기술혁신과 같은 효과를 내는 무역 증가도 장기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외환시장과 자본시장의 개방은 직접 혹은 간접 기술 도입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써 기술혁신과 같은 효과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방을 확대하는 정책이 사회적 기술을 발전시킨다는 점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개방은 물리적 기술의 도입과 동등한 기술혁신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방에 따른 각종 법, 제도,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등 사회적 기술의 개선효과를 가져온다. 개방은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의 발전에 기여한다.

 

KECI | 2016.01.31 15:38 | 조회 4642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