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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기 칼럼] 창조경제와 한국경제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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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3. 12

 

▲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인간개발연구원은 창설 38주년을 맞이하여 IT, BT, NT, ST(Space Technology), OT(Ocean Technology) 등 첨단기술 시대의 아이콘 Tech보다 한 수 위인 TP(People Technology)에 방점을 두고 TPT(Total People Technology)를 핵심으로 한 ‘좋은사람 좋은세상(Better People Better World) 캠페인을 실현시켜 나가려 방향타를 잡고 있다.

평화의 세계(Peace), 번영의 세계(Prosperity), 행복의 세계(Happiness)라는 인류의 이상은 그 핵심에 인간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의 불안스러운 세계를 정신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세계의 지성들은 인류의 미래는 인간에게 달려있고, 그 인간의 미래는 교육(인간개발)에 달려있다는 신념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담과 이브가 창조주의 명령을 어기고 평화와 풍요,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후 전개된 인류 역사는 그 한가운데 인간의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문제를 일으킨 것도 인간이요 문제의 해결자도 인간이라 할 수 있다. 창조자의 모든 피조물 중에 최후에 만들어진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자리에 이르고 창조주의 형상을 입은 존재로 확인된 것이다.

현대과학이 밝힌 인간의 실존은 60조의 세포로 조직된 신비에 가득 찬 생명유기체이다. 이 생명유기체는 그 틀이 고정된 기계와 구별된다. 인간생명의 본질은 ‘변화’에 있다. 그 변화의 속성이 바로 ‘창조성’이 아닐까. 잠시도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하는 인간의 창조성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온 세계문명이자 오늘의 찬란한 인류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본성에 관하여 여러 가지를 열거할 수 있지만 그 핵심은 창조력 또는 창조성에 있지 않을까. 창조주의 형상이 바로 인간의 창조성이라고 생각한다. 최초의 인간이 살았던 에덴동산에는 뱀을 비롯한 많은 동물들이 공생하고 있었을 것이다. 창조주의 명령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 먹은 행위를 창조주에게 반역하는 범죄라고 하지만 여기에서도 기계적 존재가 아닌 변신 즉, 창의적 행동을 했던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창조경제(The Creative Economy)’라는 말이 한국 사회의 이목을 집중케 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의 중심 과제로 내걸었고, 집권에 성공한 뒤 미래창조과학부를 새 정부 조직의 핵심부서로 결정한데서 연유한다. ‘창조경제’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새 정치문화의 화두가 되어 국민들의 생각을 증폭시키고 있다.

중앙선데이의 ‘과학은 살아있다’ 칼럼에 호모 크리에이터(Homo Creator)라는 제목의 글을 쓴 지식융합연구소 이인식 소장은 “우리는 호모 크리에이터 즉, 창조하는 인간이다. 인류는 아이디어와 창의성으로 문명을 건설하고 문화를 꽃피웠다. 창의성의 산물은 대부분 경제적 가치가 있게 마련이다”라는 말로 인간을 창조적 행위로 경제적 가치를 창조하는 존재로 정의하고 있다.

‘창조경제’는 2001년 영국의 경영전략 전문가인 존 호킨즈가 저술한 책으로서 ‘창조경제’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창의성과 경제의 관계를 분석 기술하였다. ‘사람은 아이디어로부터 어떻게 돈을 버는 가’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창조경제는 창조생산품(Creative Products)의 거래(transactions)로 성립되기 때문에 창조생산품과 창조서비스는 대부분 지적재산(intellectual property)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적재산은 특허, 실용신안 상품, 디자인 등과 같은 산업재산권과 저작권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인데, 지적재산이 창조산업과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2007년에 펴낸 <산업경제> 증보판에서 호킨즈는 창조경제를 15대 분야로 분류하고 2005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시장규모를 열거하고 있다. 연구개발(6760억불), 출판(6050억불), 소프트웨어(6000억불), TV와 라디오방송(2370억불), 산업디자인(1400억불), 영화(810억불), 음악(800억불), 완구류(590억불), 광고(550억불), 공연예술(500억불), 건축(450억불), 공예(300억불), 비디오게임(210억불), 패션(160억불), 미술(11억불) 등이다.

2005년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경제 총생산 규모는 44조 3850억불인데, 같은 해 창조경제 규모는 2조7060억불로 세계경제의 6.1%를 차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통계자료는 미국과 중국의 비교이다. 2005년 세계 창조경제에서 1조 1579억불로 시장점유율 42.7%를 웃도는 미국이 510억불에 그친 중국을 큰 차로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식경제시대의 핵심이자 과학기술의 양대 분야인 R&D와 소프트웨어에서 미국은 중국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앞서고 있다. 연구개발에서 미국은 3300억불로 17억불인 중국을 20배나 앞서고 있고, 소프트웨어는 4100억불로 중국의 30억불을 140배나 앞서고 있다.

2013년에 이미 중국경제가 미국경제를 추월하고 있다는 세계경제의 통계자료가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지만 창조경제 시장의 절대적 강자로 건재한 미국이 지식경제의 최대 강국이라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2004년 지적재산이 미국 총생산의 45%라는 점과 창조산업이 다른 어떤 분야보다 미국경제에 기여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미국경제가 중국경제에 최강자 자리를 내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2010년 창조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과 2009년 창조경제는 지난 70년 동안 세계경제가 가장 불황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창조경제가 경이적인 성장을 하게 된 동인으로 3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디지털혁명의 핵심인 정보통신기술(ICT)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창의적인 콘텐츠가 제작․보급되어 소비가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둘째, 산업화된 나라에서 새로운 세대의 소비자들이 문화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창조생산품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셋째, 전 세계적으로 관광여행이 활성화되면서 덩달아 창조상품과 창조서비스를 유통하는 산업도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관광은 문화서비스뿐 아니라 전통공예품 같은 창조상품을 구매하게 하고,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문화관광산업도 창조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컨대 창조경제 시대의 주역은 역시 사람이다. 특히 지식경제력을 개방해 소유하고 소비능력을 갖춘 창조적인 지식문화인들이다. 인간은 창조상품을 생산하는 창조적 생산자인 동시에 창조상품, 창조서비스를 소비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확실한 것은 자연자원의 고갈, 또는 물질경제를 성장시키는데 필요한 자원이 소모되는 가운데 일어난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도 인간의 두뇌와 마음이, 그리고 영혼이 자원인 창조경제가 경제의 미래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우가 간파한 바와 같이 인간은 인간의 5가지 욕망 즉, 생리적 욕망, 안정적 욕망, 사회적 욕망, 자기존중의 욕망, 자아실현의 욕망을 채우며 살아간다. 미래사회는 특히 자아실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창조적 생산활동과 창조적 소비활동에 치중하게 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그 내면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을 분출하여 변화를 지속하면서 창조적인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Better People Better World도 인간의 변화와 창조성에 근거하여 더 좋은 사람이 되고, 결과적으로 더 좋은 미래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KECI | 2016.01.31 14:54 | 조회 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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