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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연 칼럼] ‘원천기술’ 경제로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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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3. 07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 39층 사장단협의회 회의실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40여 명이 그룹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회의를 한다고 한다. 2009년 8월 26일에는 삼성전자 LCD사업부를 이끄는 장원기 사장이 강사로 초청되었다. 삼성LCD사업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삼성LCD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7조 2,700억 원의 대단히 큰 이익을 냈다는 보고였다.

그러나 장원기 사장은 다음과 같은 심각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LCD사업은 앞으로 더 이상 매출신장과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LCD사업이 성숙기에 진입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더 이상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성장사업을 창출하고 육성해야 합니다. 어떤 사업을 어떻게 창출하고 육성하느냐가 우리 회사 초미(焦眉)의 과제입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대기업의 최근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신성장 동력 산업’의 창출 및 육성이다. 따라서 최근 대기업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신성장 엔진을 찾아라’, ‘앞으로 뭘 먹고사나’ 라고 한다. 그러면 왜 신성장 엔진 사업을 찾기가 그렇게 힘든 것일까? 정부도 이른바 ‘신성장 동력 산업’의 창출과 육성을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각 분야의 국책연구소에서도 ‘신성장 동력 산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대책을 각방으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미국발 금융위기를 잘 넘기고 있다는 보도를 자주 듣는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이는 1998년의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실하게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빠른 성장에 따라 중국의 수입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여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견실한 매출신장을 거듭하면서 회사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미래의 투자재원도 상당히 비축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의 많은 대학 졸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대기업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이 투자기회를 찾지 못하여 투자재원을 그대로 비축하고 있다면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이 어렵고, 잠재성장률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일반 근로자들의 일자리마저 정상적으로 늘어나지 못하여 서민 생활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IMF 외환위기를 넘긴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까지 6년 동안(2003~2008) 미국 경제를 비롯한 세계 경제가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1990년대의 11% 수준에서 5%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경제성장률도 6%대에서 4%대로 크게 둔화되었다. 현재 상황이 앞으로 지속된다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아마도 1%대로 추락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왜 투자재원을 쌓아놓고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대졸자들의 취업기회가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인가?
 
‘원천기술’ 개발 능력,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우리나라의 현대 주력산업은 주로 ‘모방기술’에 의한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이다. 문제는 ‘모방기술’에 의한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생명력이 과연 얼마나 오래도록 지속될 것인가이다.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앞으로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중국과 인도의 빠른 추격으로 우리나라 중화학공업의 국제경쟁력은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직면하게 될지도 모르는 엄청난 경제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제는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산업인 중화학공업을 대체할 ‘신성장 동력 산업’의 창출·육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를 열어가는 절체절명의 과제이기도 하다. 정부에서도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신성장 동력 산업’을 창출·육성하기 위해 각종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신성장 동력 산업’은 정보통신산업, 생명공학산업, 나노기술산업, 녹색에너지 및 환경산업 등 ‘원천기술’이 필요한 첨단제조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원천기술’의 개발 능력을 확보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원천기술’ 개발의 중심기관은 대학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의 연구 분위기, 시설, 연구 인력의 수준으로 보아 우리에게 선진국 도달은 아직 요원하다. 우리는 현재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의 경쟁력이 위협받기 전에 ‘원천기술’ 개발 능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이 ‘최우수 첨단산업’에 전면적으로 뛰어들려면 궁극적으로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개발 능력이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선진국들이 연구개발을 통해 얻은 최우수 첨단기술을 우리나라와 같은 경쟁적인 중진국에 수출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두 개의 큰 기둥을 이루고 있는 이동통신과 반도체 분야도 ‘원천기술’에 속하는 부품이나 소재는 모두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예컨대 최근 태양광 분야의 첨단기술도 기초 원천기술에 관련된 부품 및 소재는 해외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나라 ‘원천기술’ 현주소이다. 이는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 ‘원천기술’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러한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기초과학 연구는 누가 어디서 해야 하나? 대기업의 연구소인가? 아니면 대학 및 비영리 정부출연연구소인가? 삼성, LG, 현대, SK와 같은 기업연구소에서는 기초 원천기술 개발보다는 응용기술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다. 그것이 기업이다. 따라서 기초적 원천기술의 개발은 당연히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의 몫이다.

국공립 및 사립대학의 연구시설 규모와 연구인력 규모는 정부 출연연구원에 비해 대단히 크다. 따라서 ‘원천기술’의 개발은 대부분 대학이 주도하는 것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추세이다. 우리나라 역시 큰 규모의 대학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대학들을 두고도 대기업들은 ‘원천기술’ 타령을 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대학의 원천기술 개발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뒤떨어져 있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과 발전은 주로 ‘모방기술’에 의해 주도되었다. 성장 초기 단계의 노동 집약적 경공업은 물론이고 현재 한국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중화학공업 모두 ‘모방기술’에 의해 성장·발전했다. ‘모방기술’에 의존하는 중화학공업의 경우 그 발전 여건이 주로 기술 및 기능 인력의 양성, 도로 및 항만의 건설, 공업용수 확보, 공업단지 조성, 수출입제도 및 정부지원제도의 정비 등이다. 이러한 중화학공업의 성장·발전을 위한 여건 조성은 우리나라가 어느 선진국 못지않게 잘 조성괴어 있다고 평가된다.

실제로 많은 개발도상국이 우리나라의 중화학공업 발전을 위한 여건 조성의 사례를 배우고 싶어한다. 2010년 개최된 G20정상회의에서는 개발도상국의 경제개발이 중요한 의제 중 하나였다. 한국 경제의 기적적인 발전상이 알려지면서 많은 개발도상국이 한국의 경제개발 모델을 배우고 싶어한다고 한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며 보람된 일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이른바 ‘지식공유(knowledge sharing)’ 사업이라고 하여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과 지식을 개발 초기의 개발도상국에게 가르쳐 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제부처나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KIET) 등 국책연구원에서 한국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업무에 직접 참여했던 분들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살아 숨쉬는 생생한 경험과 지식을 전수하여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동반성장을 통해 더 큰 글로벌 파트너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가 글로벌 모범 국가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신성장 동력 산업’의 창출·육성을 위한 여건은 과연 얼마나 착실하게 조성되고 있을까? 첨단산업의 ‘원천기술’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도, 지식기반서비스산업과 문화예술산업의 창출·육성을 위한 인재와 예술인 양성도 모두 대학교의 교육 수준과 연구개발(R&D) 능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오늘날 선진국의 현실이다.
 
우리나라 연구개발 능력의 현주소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학교육 수준과 연구활동 능력이 앞으로 ‘신성장 동력 산업’ 창출을 위한 인재양성과 ‘원천기술’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을 감내할 수 있을까? 대학교수들이 과연 열과 성을 다하여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에 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가? 세계적 수준의 교수와 연구 인력이 얼마나 확보되어 있으며, 최첨단 연구시설이 충분히 설치되어 있는가? 더욱이 하루도 쉬지 않고 연구에 매진하는 선진국 대학의 연구 분위기가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대학에도 조성될 수 있을 것인가?
 
다시 말해 우리나라 대학이 한국 경제를 지식기반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는가 등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왜 아직도 차세대의 ‘신성장 엔진’과 앞으로의 ‘먹을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을까? 왜 투자 활로를 제대로 찾지 못한 채 투자 재원을 쌓아두고 있는 것일까? 왜 선진국 대기업은 일류대학에 대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하여 ‘원천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일까? 선진국 대기업은 대학에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재원을 쌓아놓고도 대학교 연구 개발비 지원에 인색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천기술’의 모체가 될 학술 논문 분야 정보 수집으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곳으로는 미국의 과학정보연구소(Institute for Scientific Information, ISI)가 있다. ISI에서 2007년 최우수 연구논문을 발표한 최고의 연구 인력(Highly Cited Researcher, HCR)을 1등서부터 5,000등까지 선발한 결과, 국가별로는 미국이 1위로 4,029명인 데 비해, 영국이 2위로 434명, 독일, 일본이 각각 3위와 4위로 260명과 258명, 캐나다, 프랑스가 5위와 6위로 185명과 159명이었다.
 
반면 인구가 10억 명이 넘는 중국과 인도가 16위와 21위로 21명과 11명이었다. 강소국(强小國)으로 알려진 스위스와 네덜란드는 7위와 9위로 113명과 100명이었다. 이들은 GDP 순위가 21위와 16위인 데 비해 최우수 연구인력의 확보가 GDP 순위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우, GDP 순위에서는 13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최고의 연구인력 확보 면에서는 4명에 불과하여 조사 대상국 29개국 중 27위에 불과하다. 상기 강소국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것이 머지않아 닥쳐올지도 모르는 ‘경제위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 당시 GDP규모로는 세계 13위를 차지한 경제대국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우리나라가 최우수 연구인력 확보 면에서는 29개국 중 최하위인 27위에 머무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수준의 연구능력을 가지고 ‘원천기술’을 개발하여 우리나라 ‘첨단산업’을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 낼 수 있을까?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우리나라의 명문대학 입학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희생하며 과분한 재정적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 우리나라 명문대학들은 세계대학수준평가에서 그 순위가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 대학 수준과 비교하면 아직도 우리나라 대학교들은  연구능력면에서 상당히 뒤쳐져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 국내 명문대학들이 과연 ‘원천기술’ 주도의 첨단산업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을까? 또한 우리나라 명문대학이 우리나라 지식기반서비스산업과 문화·예술 기반 창조산업을 미래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필요한 인재를 충분히 양성하고 있는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체계적인 연구를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가?
 
미국의 대표적 생명공학산업 클러스터, 어떻게 형성되었나


생명공학산업의 본산지인 미국의 경우 12개의 대표적인 생명공학산업 혁신 클러스터가 있다. 그중 제1순위와 3순위인 샌디에이고 지역과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롤리-더럼 지역은 클러스터 탄생 배경이 타 지역의 생명공학산업 클러스터와는 다르다.
 
타 지역의 ‘생명공학산업 클러스터’는 시장기능에 의하여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했으나 샌디에이고나 롤리-더럼 지역은 주정부 계획에 의하여 정부주도로 조성된 생명공학산업 클러스터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후진 지역이었던 샌디에이고와 롤리-더럼 지역은 생명공학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될 아무런 자연적 여건이 마련된 지역이 아니었다.

그런데 정부 주도로 상기 두 지역이 오늘날 미국의 1위와 3위의 생명공학산업 혁신 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첨단산업이 취약한 우리나라, 특히 인천 송도 지역을 정부 주도로 세계적인 첨단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고자 하는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미국의 샌디에이고와 롤리-더럼 지역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esearch Triangle Park)'의 사례는 우리의 꿈을 현실로 다가 오게 하는 산증인이다.

샌디에이고의 경우, 미 해군의 군수산업 도시로 사우스캘리포니아 주의 낙후된 작은 도시였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이후 낙후된 샌디에이고 지역을 다시 재건하기 위해 고심했다. 그 결과 생명공학산업을 샌디에이고 지역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결정했다. 1960년대 초 의과대학과 생명공학 관련 이공 분야 중심의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주립대학 캠퍼스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주정부는 우선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크립스해양연구소’ 건물에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캠퍼스 설립을 시작했다.

또한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미국의 소아마비 백신의 발명자이며 당시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조너스 솔크(Jonas Salk) 박사를 초빙하여 1963년 ‘솔크생명과학연구소(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를 비영리 연구소로 설립했다. 이 연구소는 현재 약 800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1년 예산은 약 1억 달러이다. 매년 생명공학 분야의 3대 학술지에 20여 편의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미국 최고 수준의 연구소로 평가받고 있다.

필자는 솔크생명과학연구소의 핵심연구원으로 구성된 JCB(Joint Center for Bioscience)를 인천 송도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2007년 8월 JCB가 생명공학의 첨단 연구를 시작함으로써 앞으로 미국 생명공학산업 클러스터 1순위인 샌디에이고 지역으로부터 미국 초일류 생명공학산업의 기업연구소를 유치하기 위한 교두보가 마련된 셈이다.

1970년에는 샌디에이고에 또 하나의 비영리 연구소인 ‘스크립스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가 설립되었다. 이 연구소는 생명공학 분야의 제약 부분 연구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현재 연구인력이 약 3,000명의 거대 연구소로 성장했다. 이 연구소는 캠퍼스라고 부르며, 스크립스 대학원이 연구소 캠퍼스 안에 있다. 연구소 기능과 대학원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미국의 거대 생명공학 연구소인 것이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번햄의학생명과학연구소(Burnham Institute for Medical Research)'가 추가로 설립되었으며, 현재 약 700명 규모의 연구소로 성장했다.

샌디에이고 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60만 명 규모의 조용한 해군군수산업 도시였다. 샌디에이고에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주립대학 캠퍼스가 1960년대 초에 설립되었고, 솔크생명과학연구소와 스크립스연구소 및 번햄의학생명과학연구소가 각각 1960년대 초와 1970년대 초에 설립되었다. 따라서 샌디에이고는 생명공학 분야의 첨단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기 위한 충분한 소프트인프라가 조성되어 있는 셈이다.
 
이러한 인프라로 인하여 수많은 세계적 첨단산업체의 연구소가 샌디에이고 지역에 입주하게 되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수많은 벤처 자본, 은행, 법률 사무소 들이 연달아 입주했다. 명실상부 미국 제1순위의 생명공학산업 클러스터로 발전한 것이다. 이는 시장기능에 따라 자연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사전 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클러스터의 좋은 사례이다.

현재는 200여 개의 BT·IT 분야의 첨단 기업 연구소와 회사 본부 및 기타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샌디에이고 시는 기후 조건이 좋아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이다. 현재 약 128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생명공학산업 분야 회사의 본부가 샌디에이고에 있다. 또한 생명공학 및 제약 부문의 잘 알려진 회사(BD Biosciences, Biogen Idec, Pfizer, Elan, Genzyme, Cytovance, Celgene and Vertex)의 연구소들이 이곳 샌디에이고에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60만의 아주 조용한 군사 도시였던 샌디에이고가 생명공학산업 및 정보산업의 발전으로 인하여, 지역 경제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가 경제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더럼 지역의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는 롤리의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더럼의 듀크대학, 채플힐의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3개 대학을 연결하는 삼각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산업, 대학, 연구소가 연계된 대표적인 첨단산업 혁신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대지 규모가 약 7,000에이커(가로 3km, 세로 6km)에 달하는 미국 최대 ‘연구단지’이다.

1958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포지스 주지사는 당시의 지역 성장 동력 산업인 섬유, 가구, 담배산업 등이 점차 사양사업으로 전략할 것에 대비하여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 창출·육성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내 포지스 주지사는 당시 170만 달러의 거금을 모금하여 7,000에이커의 부지를 매입했고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를 설립했다. 1965년 IBM과 GE 등 대기업 연구소가 입주하기 시작한 이래 현재 180여 개의 유명 기업 연구소가 입주했다. ‘국립환경연구소’와 ‘리서치트라이앵글인터내셔널연구소’ 같은 비영리 기관도 영입했다. 이곳 3개 대학과 더불어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는 첨단산업 클러스터 형성을 위한 훌륭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송희연 (송도글로벌대학운영재단 대표이사)
서울대학교(이학사)
미국 시라큐스(SYRACUSE) 대학교(경제학박사)
해운산업연구원(KMI) 원장
산업연구원(KIET) 원장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충남대학교 초빙교수
(사)아시아 개발연구원(ADI) 이사장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대학 초대학장(설립자),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동북아지식인연대 공동대표
한국경제연구학회 명예회장(현재)
(사)미래재단 이사장
송도글로벌대학설립지원재단 이사장

 

 

KECI | 2016.01.31 14:53 | 조회 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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