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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칼럼]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으로 새국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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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2. 28

 

수용자 중심의 실사구시적 문화예술 정책 패러다임 필요

 

 

▲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문화융성을 경제부흥, 국민행복과 함께 3대 국정과제로 꼽았다. 이 세 가지야말로 ‘물질과 정신의 가치를 올바로 갖춰 행복감을 느끼게 하겠다’는 국정의 스토리텔링으로 볼 수 있다. 경제가 매우 중요하지만 정신과 정서가 결여된 물질만능은 오히려 사회적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다.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가 꼭 경제지표가 높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런 점에서 새 정부가 문화융성을 국정의 키워드로 잡은 것은 의미가 깊다. 로젠블래트가 ‘문화란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고 하는 일체의 활동이다’라고 했듯이 문화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과 궁극적으로 국가의 품격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그 문화융성의 중심에 예술이 있다. 21세기 들어 예술은 이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자리매김 했으며 문화예술은 새 정부가 추구하는 미래 창조경제와 맥이 닿고 있다. 예술은 경제가치 창출과 문화 복지의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이 발전한다는 것은 곧 창의산업이 융성한다는 의미다.

예술을 구분하자면 순수예술, 상업예술, 아마추어예술로 대별할 수 있다. 이미 대중성이 담보된 상업예술은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이제 새 정부는 순수예술과 아마추어예술의 진작에 역점을 두어야 할 때다.
 
이제 공공 문화예술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유념해야할 것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2013년이 새 시대의 변곡점(tipping point)이 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정부부처와 189개나 되는 국가 공공기관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그동안 중앙과 지역이라는 수직 이분법적 사회구도가 수평적 다핵 사회문화체계로 혁신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 변화는 앞으로 문화예술 정책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발상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앙의 시각으로, 중앙의 인력들이, 중앙의 자원과 재원이 지배해왔던 독점적 정책 수립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21세기 들어 서울의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만이 아트센터로서의 역할을 하던 시절에 전주에 최신 규모를 갖춘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개관된 것을 기점으로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수많은 복합문화예술공간들이 건립되었다. 예술 활동의 중심이 되는 복합아트센터는 공연예술작품의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으며 이어 아트마켓이 열리고,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복권 기금이 조성되었으며 전국 문예회관들의 연합체가 활성화 되었다.
 
작년 8월, 현재 전국의 171개 문예회관이 가입되어 있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특별법인체로 격상됨으로써 새롭게 전개되는 지방화시대의 중심에 서 있다. 앞으로 새 정부는 전국에 포진해 있는 이들 문화예술시설들을 지역의 거점으로 삼아 국민의 문화복지를 창달해야 한다. 이미 새 정부에서도 지방의 문화기반시설들이 구조적으로 갖고 있는 콘텐츠, 전문인력 및 재원의 한계를 인식하여 그에 대한 체계적인 제도를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에 대해 문화예술계와 국민이 거는 기대는 크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착화된 지역의 척박한 여건을 개선시키며 지역의 문화예술 소프트 인프라가 확충되도록 하여야 한다. 지금과 같이 중앙의 지역에 대한 시혜처럼 이루어지는 기본 시책단계에서 벗어나 지역의 전문적 역량을 축적할 수 있도록 지역이 참여하는 성숙된 패턴이 구축되어야 한다. 그래야 수용자 중심의 실사구시적 문화예술 정책이 창안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이 한국을 진정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게 하는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20세기 낡은 관리의 유산이 되고 있는 헤드십 환경의 ‘지시적 통제(directive control)’를 척결해야 한다. 그리고 참다운 리더십이 절실한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부합한 ‘참여적 공감(participatory emotions)’의 지혜를 발휘해 주어야 할 것이다. 

 

KECI | 2016.01.31 14:51 | 조회 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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