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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진 칼럼] 人事가 곧 萬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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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05
 
예부터 최고 통치자는 인물을 찾아 등용하는 일로 고심했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일은 사람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인인성사(因人成事)라 한다. 또 최고통치자가 어떤 인물을 중용하느냐에 따라서 국민에 의한 정부 신뢰도의 기준이 달라지고 정부와 함께하겠다는 의지의 강도가 달라진다. 예로부터 전해지고 있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의 정언(政諺)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춘추시대 제(齊)나라에는 유명한 재상 안영(晏嬰)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가 남긴 명언 중에 삼불상(三 不詳)이라는 말이 있다.

제1의 불상사는 군주로서 어진 인물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지내는 일이라 했다. 이를 유현부지(有賢不知)라고 한다. 제2의 불상사는 어진 인물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등용하지 않고 지내는 일이라 했다. 이를 지이불용(知而不用)이라한다. 제3의 불상사는 어진 인물을 등용하고서도 그로 하여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를 신임하지 않는 일이라 했다. 이를 용이불임(用而不任)이라한다.

이는 적재적소에 등용할 인물은 찾아야하고, 찾았으면 등용해야하고, 등용했으면 일과 권한을 적극 부여해야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마음에 깊이 새겨 둬야할 경구(警句)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 당선자는 향후 5년간 효율적으로 정부를 운영하기 위한 초석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구성한다.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기 전 국정 운영에 대한 모든 준비를 갖추기 위해 인수위를 구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것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대통령 당선자의 집권 5년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할 수 있기 때문에 거듭 강조해도 부족하다. 또 과거 역대 정부들의 실패를 떠나 이명박 대통령만 돌아봐도 ‘人事가 萬事’라는 말이 조금도 부족한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대통령의 핵심참모나 측근들이 정권의 수명이 다하기도 전에 분란을 일으켜 줄줄이 구속되는 모양새가 딱 그 ‘꼴’이다.

잘못된 인사, 결국 국민의 고통만 가중시킨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인수위가 구성됐을 때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 정부 조직을 섣불리 난도질하면서 갈 길 바쁜 과학현실을 무시한 채 과학기술부를 없앴고, IT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정보통신부를 없애버렸다. 인수위가 10년 만에 정권을 잡다보니 설익고 덜 다져져 그러한 실수를 했다고 변명할 수 있지만, 한 번의 결정으로 우리 국민들이 5년 동안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면 절대 실수를 용납할 수 없다.

정권이 바뀌고 선거를 치룰 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한층 성숙해진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구태와 인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의 회전문 인사는 더욱 치를 떨게 만든다. ‘고소영’, ‘S라인’, ‘현대’라는 풀(Pool)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니 당연히 참신성을 떠나 청렴성을 찾아볼 수도 없는 것이다.


18대 대통령, ‘탕평인사’로 낡은 정치 청산하고 새 정치 열길

이에 다가올 18대 대선에서 당선될 대통령과 차기 정권을 위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편파시비를 벗고 인적기반을 확대할 길은 탕평인사뿐이다. 역대 정부들이 철저히 ‘아는 사람’, ‘자기 사람’ 위주로 짜여진 인수위 구성에 국민들은 실망만 거듭했다.

새로 들어설 정부는 편파 내지 편중 시비를 다시 받지 말아야 하며 부족한 인적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이 모든 상황을 타개할 방안이 바로 탕평인사이다. 분명 각 후보의 선거캠프에는 당선 뒤 한자리 차지하고자 하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따라서 '내 사람', '남의 사람'을 과감히 뛰어넘는 인재등용과 여야를 뛰어넘는 정치개혁의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 정치 지평을 연 대통령이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으로 무대에 오르길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다가올 2013년은 희망차고 밝지만은 않다. 세계 경제는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금융위기를 가장 빨리 벗어났다고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어 불투명한 내일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차기 대통령과 대통령직 인수위는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무게감 있게 미래를 준비해야 만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KECI | 2016.01.31 14:39 | 조회 4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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