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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익 칼럼] 중국 바로보기 - 꽌시는 없다 (1)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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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20

 

많은 한국의 비즈니스맨들이 중국에서는 ‘꽌시’(關係)가 중요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또 중국인들도 꽌시를 강조한다. 그래서 서로 그 꽌시를 만들고 굳건히 하기 위해 술과 쾌락의 접대를 주고받는다.

중국과 수교이래 대체로 한국기업가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래의 거대시장을 염두에 둘때, 중국의 생산기지는 분명 필요한 일이었다.

그들은 관광도 겸하며 중국의 합작파트너도 물색하고 또 공장부지와 조건을 탐색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러한 일들이 중국입장에서는 해외 자본유치의 출발점이다. 그것은 수많은 중국인들에게는 고용창출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또 기술이전을 통한 중국경제 발전에 원동력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기왕 시장개방을 선택한 중국으로서는 세계 시장에 등장하는데는 아주 긴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해외 기업인들의 중국방문은 관광이건 산업시찰이건 공장이전 조사이건 무조건 환영할 입장이다.

◆해외기업유치에 열광


그래서 중국의 요인들(공장허가를 맡은 중국관료, 민간 합작파트너 등)은 중국을 방문하는 해외기업가들을 극진히 모실 준비와 조건들이 넘쳐나 있던 상태였다. 특히 중국관료들 입장에서는 해외기업의 유치가 그들의 평가와 보상에 반영되는 실정이고 보면 광적 접대도 불사하게 마련이다.

더구나 한국이건 중국이건 관료의 속성상 국가의 돈을 쓰는 것이 온전히 국민의 부담이기 때문에 기업의 눈치를 보는 임직원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해외기업유치를 위해 돈을 펑펑 써도 누가 딱히 말하지 않는 풍토가 상당히 만연되어 있었다.

오히려 핑계거리로 떼지어 나와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 같았다. 설사 유치를 못했다 하더라도 언필칭 ‘중국식 자본주의’의 새로운 시행착오를 서로 눈감아 줄 일이었다. 원래 중국사람들은 먹고 마시는 일을 지극히 즐기는 현실주의자들이다.

중국은 정말 먹는 게 무지무지하게 발달한 나라다. 원숭이 골에서 곰발바닥까지 음식이 안되는 게 없다. 서양사람들이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을 약간 비꼰 말이 생각난다. “중국사람들은 먹어서 망하고 한국사람들은 입고 허세부려서 망하고 일본사람들은 돈 안 써서 망한다.”

◆어글리 코리언들


IMF이전만 해도 한국인들은 중국과 동남아에서 콧대 높은 줄 몰랐고 또 간이 부었었다. 꼴불견이 많았다. 약간 증대한 소득격차와 중국의 싼 물가 때문에 한국에서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술과 쾌락을 싸게 살 수 있었다. 국빈 모시듯 발벗고 나서는 중국관료들과 합작 파트너들의 접대를 꽌시의 증대로 믿고 싶었다.

먹고 마시고 싼값에 쾌락을 즐겼다. 공장이전을 곧 할듯하면서 펑펑 큰소리치고 여기저기 휘젓고 다녔다. 허풍은 결국 거짓말이 되곤 했다. 직업상 같이 다니면서도 같은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고 말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많이 보아왔다. 한국에서는 꽤 그럴싸한 위치에 있는 지도급 인사가 중국의 술집에서 10달러로 호스테스를 농락하던 일은 지금도 역겹다. 자기 구두에 위스키를 따르고 그것을 그녀에게 마시라는 것이다. 그러면 10달러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졸렬하고 치졸한 어글리 코리언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리고 접대를 주고받는 중국인들과 꽌시를 쌓았다고 착각했다. 꽌시를 빙자하여 한국인들의 치졸함과 졸렬함을 중국인들에게 차곡차곡 인식시켜왔다. 그러다가 요즘 톡톡히 댓가를 치루고 있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CEO 연구가, 칼럼리스트)

1945년, 서울 출생
서울상대 경제학과
유원건설 감사실장 - 진로그룹 이사 - 캠브리지 총괄전무 역임
한국능률협회 전문위원 (교수요원)
대통령 직속 정부혁신위 공기업평가위원회 위원 및 총괄반 대표
한국표준협회 경영고문
중국 요녀성 심양시 경제 고문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초대 기업평가위원장 역임
現 KT대표이사 회장/CEO 자문위원
現 신한금융투자 사외이사
現 한국 CEO 연구포럼 연구위원장

 

KECI | 2016.01.31 14:34 | 조회 4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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