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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예술의전당을 보는 또 하나의 시선(視線)

이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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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없는 밀실은 00 카더라, 가짜뉴스 만드는 온상 

 

예술의 전당 사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누구를? 누가? 어떻게 뽑을 것인가? 00 카더라 뉴스외에 공식화된 것은 없다. 평소 정치인들을 만나면 '저는 예술에는 문외한입니다'. 때문에 이같은 영향력에 기대는 것은 과거 방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터인가 '한 자리 = 캠프'라는 등식이 일반화된 듯하다. 정치의 예술화는 필요하지만 예술의 정치화는 공멸이다. 이러다 보니 개혁이나 혁신을 해야 하는 조직의 변화를 두고  자리에 앉는 영광만 생각했지 담론 자체를 금기시하는 세태다.

 

 

토론 없는 눈치작전의 사회란 기회주의와 꼼수를 낳는 병든 사회다. 오랫동안 예술의 전당 사장 자리는 청와대 낙점설이 정설처럼 흘러 왔다. 그 청와대가 사라졌으니 이젠 대통령실인가? 그렇다면 국가 대표 축구, 야구 감독도 정치권에서 내리나?. 예술이 성장하려면  예술 자치력을 살리고 부당한 힘의 방어력을 키워야 한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면서도 시선의 높이와 각도를 바꾸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필자가 세종문화회관 법인화를 주도한 것이 1988년이다. 우리나라 극장 민주화의 출발이다.지역의 많은 극장들이 법인화로 갔다. 이때 재정자립도란 말이 처음 생겼다.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인 공무원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법인화를 했다. 30년이 훌쩍 지났다. 세월도 변하고 관객의 입맛도 변했다. 이제 경영 논리로 희생되는 예술가와 상업화에 찌든 극장을 본연의 모습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러니까 계랑평가 시대를 지나 예술의 자율성과 자치 능력을 신장시켜야 하는 콘텐츠 시대가 온 것이다. 

 

창조성 살아 숨쉬는 혼의 극장 만들어야 미래가 있다 

 

그래야 창조성의 혼(魂)이 살아 숨 쉬는 극장이 된다. 극장들은 개관으로부터 가치 이동을 해왔다. 이제 세계의 극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극장의 영광과 실패를 한 눈에 보아 온 필자는 우리 극장들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우선 조직이 방만하다. 창조가 궁핍하다. 글로벌 시각이나 호환성이 없다. 특히 오페라극장의 경우 낯 뜨거운 짝퉁의 기형적 모습이다. 

 

사장 선임에 앞서 이같은 논의들이 있었으면 한다. 필자의 생각은 이러하다. 우선 예술의 전당과 오페라극장을 분리 경영하자. 현재의 오페라극장은 예산도 없고 맡는 책임자도 없다. 오페라극장이 대관에 의존하는 것은 납득이 안가는 반(反)지성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세계 표준화를 요구한 것도 수준을 높이자는 뜻일 것이다. 두 번째 조직의 전문성 강화다. 그래서 예술과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 한 사람이 썪어찌게 끓이는 것은 품위를 존중하는 극장에 맞지 않다. 왜 정부 부처에 제1 차관, 제2 차관을 두는가. 왜 정무 부시장을 두는가. 극장도 예술단체도 이원화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같은 근원적이고 본직적인 문제는 덮어 두고 사장 자리만을 위해 뛰는 모습이 바람직한가. 아무리 어려워도 이런 문제를 풀어야 박수 받는다. 새 정부는 할 수 있고 두뇌 좋은 엘리트 들이 마음만 먹으면 소상공 지원금처럼  전광석화의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새 정부 박보균 문체부 장관에 거는 기대가 이런 것이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역대 장관과 달라야 할 책임이 있다 

 

예술의 전당은 맡아서 자신이 영광인 사람이 아니라 수술을 잘하는 명의(名醫)가 지금은 필요하다. 진단이 정확해야 피 흘리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살려낼 수 있다. 돈벌이에 내몰린 극장이 아니라 세계의 극장들이 주목하는 극장이 되어야 한다. 정부의 새로운 설정이 필요한 이유다. 예당은 음악당과 오페라하우스가 핵심이다. 전시장도 서예관도 있지만 주목을 받을 만한 대표적인 공간은 아니지 않는가, 복합성은 인정하지만 핵심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때문에 예술의 전당은 예술가의 전당이지 행정가의 전당이 아니다. 해방 이후 독점적 권한을 누린 행정 우위, 행정 우월주의를 극복 못한다면 예술은 기(氣)를 펴지 못한다. 70년 누린 청와대 권력을 버렸듯이 그 권한을 예술가에게 주는 운동이 펼쳐져야 한다. 당당한 예술의 힘을 믿는 정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박장관의 역할이기에 그어느 때 보다 막중하다고 본다.

 

우리가 세계 콩쿠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예술전반이 모두 박지성, 손흥민 선수 같은 프로들로 넘친다. 그런데 오페라는 경기장도 없고 예술극장은 대관업으로 건물주 행사다. 콩쿠르 우승자가 고국에 와서 타 직종을 선택해서 생존을 해야 한다면 이게 나라다운 나라의 모습인가! 

 

예술의 전당 통해 국민들께 달라진 새 정부 모습 보여줘야 

 

이번 기회에 예술의 전당을 어떻게 리모델링할 것인가. 이후에 적임자를 찾아도 된다, 자리에 오기만 하면 공사만 펼치는 행정가가 아닌 보이지 않는 부분을 리모델링할 수 있는 창조 혁신이 중요하다, 전국의 공연장들이 예술의 전당 이름을 따서 쓰고 있다, 점점 편의점화 되어가는 지방 극장들이 지역 특성과 독자성을 갖기 위해서도 행정에서 소프트웨어로 변화해야 할 시간이다. 콘텐츠 생산 기지가 되어야 하는 예술의 전당이 토론 한번 없는 밀실 인사를 계속한다면 무엇이 달라질지 이것이 궁금하다. 거 욕하더니 별수 없네~ 이런 냉소를 듣지 않았으면 한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외부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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