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공지사항

[박항준 칼럼] 대중주도사회! 리더십에 대한 정명(正名)

이세훈

view : 330

최근 네이버 직원의 자살사건이나 연인 간의 ‘가스 라이팅’이 새삼 화제다. 아마 묵은 조직문화의 폐해가 드러나는 것일 수도 있으며, 더불어 MZ세대와의 세대갈등 문제일 수도 있다. 바로 이 시점에 우리는 히딩크 리더십을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히딩크를 이제껏 ‘월드컵 4강에 올린 감독’이라는 신화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 사례는 매우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히딩크가 보여준 리더십에는 MZ세대와 기성세대와의 융합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메커니즘이 숨겨져 있는데 바로 ‘공감’과 ‘교감’ 그리고 ‘합의’의 담론화 과정이다.

 

히딩크 감독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의 BOI(경영성과지표, Business Outcome Indicator)를 측정하고, 이를 세계적인 팀의 선수들과 비교한다. 이는 기자, 축구협회, 축구팬, 국민의 각자 다른 시간과 영역, 거리에 있는 이들을 하나의 공감 영역으로 불러들이게 된다.

 

월드컵 직전 5대 0 감독으로 비난을 받던 히딩크 감독의 공감 주도 능력을 한번 다시 살펴보자.

 

“유럽 일류 선수들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 축구는 기술 85, 전술 60, 스피드 80, 자신감 60, 성취동기 100, 국가와 축구에 대한 사명감이 99에 달한다. 반면 힘과 지구력 50, 경험과 불안 억제력 30, 경기 중 의사소통 및 책임감 20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다. ‘체력 없이는 정신력도 없다’ 한 경기에 180번의 순간동작이 나오는데 정상 맥박 평균 회복 속도가 평균 30초다. 그 안에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 선수들이 러닝 후에 정상 맥박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4분이다. 회복력이 받쳐주지 않고는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라며 체력훈련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180번의 순간동작과 ‘30초 VS. 4분’이라는 과학적인 BOI(사업성과지표)를 제시함으로써 당시 체력훈련에만 집중하는 히딩크식 훈련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던 기자나 축구팬들, 협회 관계자들 심지어 5대 0 감독으로 부르며 비웃던 국민들의 불만과 불평을 잠재울 수 있었다.

 

[공감능력]

우리가 상대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 같은 사회에 살고 있는 반면 상황의 다양성 때문이다. 이 다양한 상황에 있는 상대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능력을 공감능력이라 한다. 더불어 자기의 상황 안으로 상대를 들어오게 하는 설득능력을 공감 주도 능력이라 하겠다.

 

그럼 히딩크는 어떤 공감 주도 능력을 실천했던 것일까? 바로 숫자를 활용한 설득이다. 숫자는 만국어이면서 다른 상황 속에 존재하는 우리들을 서로 이어주는 매개체다. ‘180회 순간동작’, ‘유럽 정상급의 회복속도 30초’, ‘한국 대표 회복속도 4분’이라는 축구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라도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지표를 제시하면서 이래서는 한국 축구는 정상에 설 수 없다는 것을 설득한다.

 

히딩크의 이 공감 주도 능력이 각기 서로 다른 상황에서 한국 축구를 바라보던 기자, 국민, 축구팬, 축구협회를 한 공간 안에 몰아넣게 된다. 존경만 할 게 아니다. 히딩크로부터 설득의 힘을 배워야 한다. ‘4분’과 ‘30초’라는 이 차이를 줄이지 않으면 한국 축구의 승리란 없다는 명제를 축구 관계자 모두가 공감하게 되면서 불만과 불평, 5대 0 감독이라는 비난과 비웃음이 한 번에 사라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교감능력과 사회적 합의]

히딩크 감독은 최종 회복 속도 ‘4분’을 ‘30초’로 줄이는 KPI(핵심 성과지표, Key Performance Indicator)를 목표로 제시한다. 체력이 기반이 되어야 승리가 존재한다는 명제에 맞는 모두가 동의하는 ‘3분 30초 회복속도 축소’라는 목표를 명확히 제시한 것이다.

 

히딩크 감독이 제시한 KPI는 곧 사회적 합의를 이루게 된다. 기자, 협회, 축구팬과 국민들은 이 목표를 줄여야 하는데 모두 동의한다. 당연히 3분 30초의 회복속도를 줄이기 위한 체력 훈련 방식에 대해 히딩크 감독도 더 이상 외부요인들로부터 압력과 비난을 받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그동안 힘든 체력훈련에 불만이었던 선수들의 불만마저도 줄어들게 된다.

 

최근에는 조조의 조종 리더십, ‘나만을 따르라’는 제갈량의 엘리트 리더십, 강력한 힘으로 조직을 제압하는 카리스마 리더십, ‘내가 다 책임지겠다’는 조폭 리더십, 다수 또는 조직 목표를 우선으로 하는 공리주의 리더십, 상대를 교묘히 조종하는 가스 라이팅 리더십 등이 우리 사회의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모두 정보비대칭시대 무지했던 대중을 이끄는데 필요했던 리더십들이다.

 

그러나 새로이 탄생하는 정보대칭시대! 우리 사회 구성원 즉, 대중(大衆)들은 이전만큼 어리석지 않다. 이제는 히딩크 감독이 제시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숫자를 기반으로 하여 ‘공감’과 ‘교감’ 그리고 ‘합의’ 과정을 거치는 ‘담론의 리더십’이 정보대칭시대 대중주도사회(Crowd-based Society)를 이끌어 가게 될 것이다. 

 

 박항준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현 누림경제발전연구원 원장

현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주)하이퍼텍스트메이커스 대표이사 

현 (사)우리경제협력기업협회 부회장

현 (사)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이사 

저서

• 더마켓TheMarket

• 스타트업 패러독스

• 크립토경제의 미래

• 좌충우돌 청년창업

• 블록체인 디파이혁명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주세요.

창닫기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