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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부산, 와이카노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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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4. 24

 

코로나19 정국에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에 휩싸였다. 연이어 부산문화회관 대표 역시 갑질 논란끝에 검찰에 송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도층의 도덕 불감증에 시민들은 혼란스럽다. 시민 영혼의 정화 기능을 맡아야 할 예술극장마저 먹구름이니, '부산이 와이카노?' 소리가 나올법하다.

 

사실 부산문화회관은 관장 잔혹사라 할 만큼  몇 차례 기관장의 임기 중 퇴진이 계속되고 있다. 각종 공채에서 부정도 있었고, 두 개의 노조가 존립하는 등 갈등이 심했다. 때문에 내로라하는 예술행정 경력자들이 부산문화의 재건을 다짐하고 나섰지만 모두가 중도 실패하고 말았다. 좌충우돌이요, 갈팡질팡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여기에는 근원적이고 고질적인 내부 문제에서 부터, 설상가상 최종 관장하는 부산시 행정의 난맥상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예술가들의 활동 대부분은 닺을 내리고 있다. 벌써 생계의 위협이 시작되었다. 연극인들이 무대가 사라져 트럭을 몰고, 공연을 하지 못한 뮤지컬 가수들이 마트 아르바이트나 떡볶이 집을 하는 전업(轉業)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예술인복지재단의 지원금이 30억원이 추가되었다는 것 말고는 별도의 지원책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 차원의 지원마저 늦춰지고 있다. 문화계에 그 작은 파이 조각이 돌아 올 것에 기대하는 예술인들은 갈증이 심하고 속이 타들어 간다.

 

답답한 것은 고용계층이나 저소득층과 달리 아예 실태 파악 그 자체가 안되고 호소할 창구가 없다는데 있다. 한국음악협회가 나서거나 예술의전당 같은 대표적 기관의 적극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예술인 생계 창구를 만들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런 때 일수록 하나 더하기 하나가 아닌, 창의적 지원으로 선순환 생존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물론 대구 수성문화재단처럼 발빠른 곳에서는 하반기 출연료를 선지급하는 곳도 있고, 예술의전당이 작품 공동제작을 통해 고통을 들어주려는 노력이 있는 것은 그나마 희망이다.

 

이번 사태들로 부산 음악가들이 뭉칠 것이란 소식도 들린다. 더 이상 물러 설수 없는 벼랑끝에서 시장과 극장장의 비틀거리는 모습에 우리 스스로 생존과 자립의 날개를 퍼득거려야 한다는 자각일 것이다.  

 

전쟁이 나면 누구도 돌볼수가 없다. 각자 보따리를 들고 자기 살길을 헤맨다. 예술인들이, 부산음악인들이 이제는 나설 수 밖에 없는 기회란 점에서 힘을 뭉쳐 이겨내야 한다. 그간의 숱한 실패로 상처도 입었을 것이다.

 

끝까지 희망을 놓치지 않고 극복의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은 개인의 힘으론 역부족이다. 일자리를 잃고 빈곤 타계책을 공동지성으로 풀어가는 것에서, 새로운 생존법의 방향 제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부산성을 지킨 사람들이란 명예를 존중하는 도시를 만드는 마지막 기회가 되면 좋겠다.  

 

탁계석  비평가 / K-Classic 회장

 

KECI | 2020.04.25 08:11 | 조회 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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